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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게임으로 보는 증시]'카르마'로 역사 쓴 드래곤플라이… VR로 부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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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플라이, 카르마 온라인·스폐셜 포스 등 히트

2009년 코스닥 상장사 인수해 우회 상장에 성공

히트작 부재로 실적 악화… 최근 VR 게임 개발 집중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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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2002년 12월 국내 게임 시장에 새로운 유형의 게임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캐릭터를 1인칭 시점에서 조종해 적을 사살하는 1인칭 슈팅게임(FPS)은 게이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이 주를 이루고 있던 PC방 시장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국산 온라인 FPS 게임의 첫 타자 ‘카르마 온라인’이 국내 게임사(史)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유다.

◇카르마 온라인, 스폐셜 포스… 연타석 홈런 성공

카르마 온라인은 애초에 PC용 패키지 게임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불법복제 CD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데다 와레즈(Warez, 불법으로 컴퓨터 정품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사이트)들 또한 범람해 게임 개발사들이 CD게임으로는 정상적으로 이윤을 얻기 힘든 구조였다. 이에 개발사 드래곤플라이(030350)는 넷마블과 손잡고 카르마를 온라인 게임으로 내놓게 된다.

현재의 시각에서 보자면 카르마 온라인의 게임성은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조잡한 그래픽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게임 상에 각종 버그도 많았고 무기에 따른 게임 밸런스의 균형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따로 패키지를 사지 않아도 클라이언트를 다운 받아 설치만 하면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총기 반동 등이 크지 않아 초보라도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점을 바탕으로 서비스 3개월만에 동시접속자가 7만명을 넘어가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카르마 온라인은 유료로 전환되면서 주요 유저층의 급속한 이탈을 초래하게 된다. 카르마 온라인의 인기가 시들어갈 때 쯤 드래곤플라이는 카르마 온라인의 게임 엔진를 개량해 새로운 온라인 FPS 게임 ‘스폐셜 포스’를 내놓는다. 당시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조금씩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스팀의 PC방 요금정책에 반발한 PC방 업계가 카운터 스트라이크 대신 스폐셜 포스를 적극 후원했고 스폐셜 포스는 카르마 온라인으로부터 FPS 왕좌를 계승하는데 성공했다.

스폐셜포스는 한때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공인종목으로 선택되어 대회가 열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당시 게임을 즐겼던 중고등학생 사이에서는 게임 캐릭터들이 수류탄을 던질 때 외치던 “전방 수류탄!”이라는 대사가 일종의 유행어처럼 번지기도 했다. 스폐셜 포스의 성공을 기점으로 게임 업체들은 온라인 FPS를 우후죽순 쏟아내기 시작했다. 카르마 온라인이 국내 온라인 FPS 시장을 열었다면 스폐셜포스는 국내 게임 시장에 온라인 FPS를 정착시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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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추락… VR로 반등 가능할


카르마 온라인과 스폐셜 포스로 연타석 홈런을 친 드래곤플라이는 2009년 7월 코스닥 상장사였던 위고글로벌의 경영권을 인수해 코스닥 시장에 우회 상장하게 된다. 합병 전 위고글로벌은 소위 말하는 ‘동전주’로 주가가 1000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드래곤플라이에 피인수 된 뒤 주가는 2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문제는 카르마 온라인과 스폐셜 포스 이후로 드래곤플라이가 괄목할 만한 히트작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드래곤플라이가 액티비전으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해 개량한 FPS ‘솔저 오브 포춘 온라인’은 2011년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 겨우 1년 남짓만에 서비스를 종류했다. 원작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메탈슬러그 온라인 역시 흥행에 실패하며 2103년 3년 간의 서비스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에 따라 2009년 매출액 344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을 올렸던 회사의 실적은 지난해 매출액 64억원, 영업손실 59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악화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자산 처분 및 신사업 진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드래곤플라이는 2017년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했던 사옥 ‘드래곤플라이엔에이치센터’를 76억원에 매각했다.

또한 실적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주력인 온라인 게임 외에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신작 게임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개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드래곤플라이 DMC타워를 435억원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으며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스폐셜 포스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한 VR 게임을 연달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3000원을 밑돌던 주가는 국내 통신사들의 5G 상용화에 힘입어 지난 4월 4000원 대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국내 통신사들이 5G를 상용화 하면서 VR 콘텐츠를 강조하고 있는데다 드래곤플라이의 경우 KT(030200)와 손을 잡고 VR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VR 콘텐츠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아직 담보되지 않아 드래곤플라이의 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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