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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막가는’ 일본 외무상…‘선린우호’ 포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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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외무상 잇따라 '문 대통령 겨냥 발언' 물의

G20 전에 대책 내라?... 마음대로 시한까지

총리가 안 된다면 대통령이 나서라?

날 선 비난과 무리한 요구… '선린우호'는 어디에?

한국 대통령은 예의 갖췄는데, 일본 외무상은 뒤통수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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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일본 외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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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을 원한다면 최소한의 예의와 도리가 필요하다. 거친 입으로 한몫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도 북미 협상 과정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일본의 외교 수장은 최소한의 예의는커녕 '결례'와 '무례'를 반복하고 있다. 총리나 부총리도 아니고, 한 명의 장관이 이웃 나라 대통령을 공개 겨냥하는 '외교적 일탈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고노 외무상 잇따라 '문 대통령 겨냥 발언' 물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해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고노 외무상의 무례한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거듭해서 직접 겨냥했다. 상대방 국가를 존중한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언사이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벌어진 일은 일본 외교의 품격이 어느 수준에 머물고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회담 현장에 나온 얘기들을 일본 언론을 통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일본 언론 보도는 일본 정부의 의중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반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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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와 교도통신 등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1시간 반 가까이 진행된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책임을 갖고 대응책을 생각하지 않으면 해결로 연결되지 않는다"면서 한국 정부에 구체적 대응책 강구를 강하게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양국 관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슬기롭게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G20 전에 대책 내놓으라고? 맘대로 시한까지

고노 외무상은 후쿠시마 지역의 수산물 수입 규제를 조기 철폐하라는 요구도 했다. 강 장관은 수입규제가 정당하다는 WTO 최종 판정을 들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WTO로 집요하게 끌고 간 것은 일본 정부였다.

고노 외무상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도 "(징용배상 문제와 관련한) 한국의 국제법 위반 상태를 언제까지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강변했다. 가능하면 G20 오사카 정상회의 전에라도 대책을 제대로 강구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교도통신은 한국이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전제조건을 단 것이라고 해석했다. 물론 일본 언론의 자의적 해석이다.

총리가 안 된다면 대통령이 나서라?

고노 외무상은 지난 21일에도 문 대통령을 겨냥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억제적으로 대응해왔지만, 이 총리는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 양국 관계가 중대한 사태"라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가 앞서 민주 국가의 기본 요소인 삼권 분립의 원칙을 한국 정부가 훼손할 수 없음을 설명한 것에 대해, '총리가 어렵다면 대통령이 나서라'고 억지를 부리는 격이다.

또 "문 대통령이 한국 정부를 대표해 제대로 책임을 갖고 대응해 주시길 바란다. 국내에서의 대응 방안 검토에 한계가 있다면, 당연히 중재위원회에 따를 수밖에 없고, 필요하다면 국제 사법의 장에서 해결하고 싶다"고 강변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우리 외교부는 "일본 기업이 우리 대법원판결을 이행할 경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명확하게 반박했다.

날선 비난과 무리한 요구… '선린우호'는 포기했나?

외교부서의 수장으로서 협상보다는 갈등부터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고노 외무상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일본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발언 기록만 살펴봐도 일일이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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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초 인도 순방 중. 강제징용 관련 기업의 자산 압류와 관련해 "일본 기업에 불이익이 생기면 즉각 취해야 할 수단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1월 하순. 새해 정례 연설. "일본 고유 영토 독도(실제로는 일본식'다케시마'로 호칭)에 대한 일본 주장을 확실히 전달해 끈기 있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외무상의 '영토도발 발언'은 연례행사가 됐다.

2월 16일 독일 방문 중. 문희상 국회 의장의 일왕 사죄 요구 발언에 대한 사죄와 철회 요구의 뜻을 강경화 장관에게 전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우리 정부는 그러한 발언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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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 중의원 예산위원회. 문희상 의장에 대해 "한일의원연맹 회장까지 역임한 인간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매우 심각하다"고 비난했다.

한국 대통령은 예의 갖췄는데, 일본 외무상은 뒤통수치기?

3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를 이르는 말)에 대한 대법원판결 등과 관련해 일본 기업에 부당한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확실히 대응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도 문 대통령이 일본 비난을 삼갔다고 보도했는데, 외무상은 갈등 유발 발언으로 뒤통수친 셈이 됐다.

4월 12일. WTO 상소 기구가 후쿠시마 지역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가 타당하다고 판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일 한국대사에게 "(규제 철회를 위한)한일 양자 협의를 희망"한다고 억지를 부렸다.

4월 24일. 중의원 특별위원회. 일본의 주장을 배척한 WTO에 대해 "분쟁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WTO 개혁을 주장해 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실제로 일본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이른바 개혁안을 제출했다.

5월 5일 에티오피아 방문 중. 강제징용 관련 기업의 자산에 대한 매각 신청과 관련해 "한일 관계의 법적 기반이 손상되려 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사법에 개입한다는 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외교의 품격은 국가의 품격인데….

5월 22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와 만나 "한국의 수입규제가 WTO 협정 위반인지 판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동안 아베 총리 등이 한일 현안에 대해 일반적으로 에둘러 문제를 제기했다면, 고노 외무상은 '외교 책임자가 저래도 되나?' 싶을 만큼 생경하고 직설적인 표현으로 '갈등 발언'을 반복했다. 정치인으로의 존재감을 국내 유권자에게 드러내려는 포석 아니냐는 등등의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그래도 외교 수장으로서의 품격은 지켜야 할 것 같다. 외교의 품격은 곧 국격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신하 기자 (dani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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