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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Talk] AI설계사가 판매한 보험에 문제 생기면 누구한테 따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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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법에는 없는 ‘AI 보험설계사’, 법적 지위는?
한국일보

삽화=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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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업체 ‘페르소나시스템’이 개발한 ‘AI인슈어런스 로보텔러(AI설계사)’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습니다. 내년 1월부터는 인공지능(AI) 설계사가 24시간 DB손해보험의 상품에 대해 고객과 상담하고, 계약 체결까지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AI 설계사가 판매 과정에 문제를 일으키면 소비자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사람을 대신해 상품을 상담하고 판매까지 하는 AI 설계사라지만, 정작 현행 보험업법에는 AI 설계사 관련 규정이 따로 없습니다. 현행 보험업법 83조에 따르면,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모집 종사자’에는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GA) 등만 있습니다.

이 중 보험설계사는 ‘보험사ㆍ보험대리점 등에 소속돼 보험계약의 체결을 중개하는 자’(2조)를 말합니다. 통상 법이 규정하는 ‘자’는 법인이나 사람을 뜻하는데요. 최근 등장한 개념인 ‘인공지능(AI)설계사’는 법인도, 사람도 아닙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이런 해석을 내립니다. “AI설계사는 결국 상품 판매 기술의 하나로 봐야 하기 때문에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는 보험사나 GA와 동일시 해야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는 판매 주체가 책임져야 한다”는 겁니다. 이름에 ‘설계사’가 붙었을 뿐 결국 보험사의 직접판매와 같은 구조라는 얘기입니다.

AI설계사의 등장은 보험시장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7년 보험연구원은 “이르면 5년 내에 AI 보험판매 채널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는데, 현실이 된 셈이지요.

연구원은 나아가 2028년에는 AI가 기존의 보험설계사들을 대부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AI 등장으로 인간이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다양한 직업군에서 제기돼 왔는데 금융산업, 그 중에서도 보험업에서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난 셈입니다. AI설계사는 우선 암보험과 운전자보험처럼 상품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영역에서 일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영역으로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AI설계사의 태동은 보험료 인하 효과도 있습니다. AI판매채널은 인건비가 들지 않아 보험료 원가로 책정되는 사업비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AI가 기존에 나와 있는 보험 상품들을 판매하는 식이지만 AI채널 전용 상품이 나온다면 다이렉트보험처럼 보장 내용이 같은 상품을 저렴하게 가입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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