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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작가의 흔적만으로 작품 구성한다면"…기발한 맥아서 비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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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동 리만머핀 서울서 맥아서 비니언 개인전…7월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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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서 비니언이 그의 작품 'Hand:Work' 앞에 서있는 모습.©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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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있는 갤러리 리만머핀 서울. 이곳에 전시된 작품을 멀리서 보면 격자무늬처럼 보인다. 직물이라고 연상되고, 일부는 벽에 붙어있는 타일 무늬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 속에는 사람 손이 그려져있고, 전화번호와 주소들이 빼곡히 적혀있다. 일부 작품은 왼쪽과 오른쪽 색을 다르게 해 대조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이 작품들은 73세 미국 작가인 맥아서 비니언(McArthur Binion)이 그린 것들이다.

다소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가로 알려진 가운데 자신의 추억이 깃든 개인적인 기념물을 사용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작가는 이런 기념물을 캔버스에 그리거나 칠한 격자 아래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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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서 비니언의 'Hand:Work'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화번호나 주소들이 적혀있다.©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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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서 비니언은 2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 'Hand:Work:Ⅱ' 간담회에서 "제 모든 인맥이 담긴 기념물들을 사용해 작업하다보면 관련된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릴 수 있다"며 "삶을 되돌아볼 수 있어 좋다"고 작업이유를 설명했다.

작가는 이처럼 본인의 흔적, 그리고 본인을 작품에 담으려 노력한다. 특히 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가 '손'인데, 작가는 이에 대해 "자화상을 그리고 싶었던 것의 연장선으로, 작품을 그린 게 제 손이란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또한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다소 단순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뭔가 있을 것 같은, 복잡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작가는 이를 의도하지 않았다. 오히려 작가는 작품을 단순하게 표현하려 했다.

맥아서 비니언은 "어렵다고 해서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작가의 철학은 보는 사람에게 작품을 읽어내고, 상상하고, 곱씹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리만머핀의 공동설립자인 라쉘 리만(Rachel Lehmann)은 "최근 스마트한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맥아서 비니언의 작품은 아날로그적인 것과 내면의 감정들, 작가 본연의 모습을 오롯이 담고 있다"며 "용기 있고, 오늘날 필요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맥아서 비니언은 1971년 미국 웨인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작품은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VIVA ARTE VIVA'에 소개되며 큰 주목을 받았고, 다양한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업은 액션 페인팅에서부터 점차 다양한 색채의 절제되고, 기하학적인 추상으로 전개됐다. 이후 작가가 발견한 재료를 작품에 결합하고, 회화 아래에 이를 중첩시켜 '내면'을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닫고 개인적인 기념물들을 작품에 사용했다.

이번 전시는 맥아서 비니언의 아시아 첫 개인전으로, 리만머핀 홍콩에서도 동시에 개최된다. 전시는 오는 7월13일까지.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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