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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소주·맥주·위스키 "죄다 오르네"…서민에겐 버거운 소맥 한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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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주류, 다음달 소주·맥주 출고가 인상

앞서 하이트진로·오비맥주 등 출고가 올려

슈퍼마켓·식당 등 판매 가격도 줄줄이 올라

아시아경제

서울 시내의 한 주류판매점에서 한 소비자가 소주를 고르고 있다. /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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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직장인 전형진(37·남) 씨는 퇴근 후 회사 동료들과 소주 한잔, 소맥(소주+맥주) 한잔을 하는 게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었지만, 이젠 그 기쁨도 자주 누리기엔 사치인 것 같아 한숨만 나온다. 올해 들어 소주와 맥주, 심지어는 위스키까지 주종에 상관없이 모든 술 값이 오르고 있다. 술을 생산하는 주류업체가 출고 가격을 올리니, 슈퍼마켓과 대형마트는 물론 식당과 주점 등에서 판매 가격도 줄줄이 오른다. 전 씨는 "요즘 식당에서 소주와 맥주 1병 가격이 5000원으로 찍힌다"면서 "강남 일대 고급 식당 등에서는 6000원, 7000원 받는 곳도 많다"면서 "집 앞 편의점에서는 소주 한병에 1700원으로 올랐는데, 가끔 집에서 혼술을 해야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민의 술, 소주와 맥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중간 도매상 등 공급 가격 인상으로 판매 가격이 올랐다면 올해는 첫 출발점인 출고 가격부터 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류 가격은 출고 가격이 오른 후에 공급 가격이 오르고 이후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판매 가격이 오른다. 지난해 주류업체들이 눈치를 보며 출고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주류 유통업체가 공급 가격을 올리면서 음식점과 주점, 슈퍼마켓 등에서 주류 가격이 올랐다. 이번에 소주 1위 하이트진로와 맥주 1위 오비맥주가 출고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롯데주류까지 동참하면서 술값이 요동을 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6월1일부터 처음처럼·클라우드·청하 출고가를 인상한다. 처음처럼 출고가는 1006.5원에서 1079.1로 73원(7.2%/360㎖ 병 기준) 오른다. 클라우드는 1250원에서 1383원으로 133원(10.6%/500㎖ 병 기준)으로 조정된다.


청하는 2012년 이후 7년 만에 출고가가 오른다. 1471.2원에서 1589.5원으로 118원(8%/300㎖ 병 기준) 조정되며, 18ℓ 대용량 명가는 4만4940원에서 4만9434원으로 10% 인상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그 동안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출고가를 유지해 왔지만 부자재 가격, 물류비, 인건비 등 비용증가로 누적된 원가부담이 증가돼 부득이하게 출고가를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달부터 참이슬 출고가를 6.5% 올렸다. 3년5개월 만이다. 지난 1일부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360㎖)의 출고 가격은 병당 1015.70원에서 65.5원 오른 1081.2원으로 조정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2015년 11월 가격인상 이후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했다"면서 "3년간 누적된 인상 요인이 10% 이상 발생했으나,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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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오비맥주는 지난 4월4일 카스·프리미어OB·카프리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2016년 11월 이후 약 2년5개월 만이다. 카스 병맥주(500㎖)의 출고가는 1147.00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4.9%) 올랐다.


이에 따라 현재 식당과 술집, 슈퍼마켓, 소형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맥주 값이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슈퍼마켓의 소주 평균 판매가격은 1400원이지만 1500원으로 인상한 곳이 늘어나는 추세다. 1600원에 판매하는 곳도 많다. 서울 지역 식당의 평균 소주 가격의 경우 4000원대이지만, 강남을 중심으로 5000원대로 조정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100원~200원정도 올라 평균 1700원에 판매하는 곳이 많다. 고급 술집이나 식당에서는 6000~8000원대로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민들이 즐겨 마시는 소주와 맥주가 일반 식당에서 5000원 수준에 판매되면서 소맥 한잔은 이제 1만원에 즐겨야 한다.


한편 위스키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업계 1위 디아지오코리아가 이달부터 국내에서만 판매하는 윈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인터내셔널 위스키의 출고가를 인상했다. 2015년 이후 4년여만이다. 조니워커레드와 블루가 5%, 싱글몰트(탈리스커, 글렌킨치, 오반)가 15%로 몰트 제품의 가격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디아지오의 가격 인상으로 페르노리카코리아, 에드링턴코리아 등 나머지 업체들도 곧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주류업계에서는 1위 브랜드가 출고 가격을 인상한 후에 2~3위 브랜드들이 뒤따른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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