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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부진의 늪 빠진 韓 게임사, 하반기 장르 다양화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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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업계가 올해 들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게임회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이 대부분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을 나타냈다. 엔씨소프트(036570)의 경우 1분기 매출 3588억원, 영업이익 795억원으로 전년보다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61% 급락했다. 넷마블(251270)역시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54.3% 줄면서 부진을 피해 가지 못했다.

조선비즈

(왼쪽부터)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본사 전경.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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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업체들의 성적표도 저조했다. 대표적인 중견 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컴투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보다 5.5%, 23.5% 줄었다. 또 위메이드는 매출이 2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웹젠도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한 414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게임빌 역시 1분기에 적자를 이어갔다.

이런 부진에 대해 게임업계에서는 세계 최대의 게임 시장인 중국의 판호(版號·게임영업 허가) 발급이 2년 넘게 막힌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사들이 캐릭터를 육성하는 MMORPG 방식의 게임에만 집중하면서 싫증을 느낀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위기에 몰린 게임회사들은 올해 하반기부터는 다양한 신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해외 유명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하거나, 스토리텔링 방식 게임 등 새로운 아이템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넘어 일본, 대만 등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 사업 기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넥슨은 지난 23일 일본 토호주식회사의 ‘고질라(GODZILLA)’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고질라 디펜스 포스’를 중국과 베트남, 벨기에를 제외한 글로벌 마켓에 출시했고, 일본의 게임사인 스퀘어에닉스가 개발한 '시노앨리스'도 출시했다.

넷마블도 내달 4일 모바일 신작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일곱 개의 대죄는 원작자 스즈키 나카바의 만화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의 IP 활용 게임으로, 인지도 역시 높다. 넷마블에 따르면 일곱개의 대죄 사전예약자는 한국 250만명과 일본 300만명 총 500만명을 돌파했다. 세계적인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의 IP를 활용한 BTS월드(BTS WORLD)도 해외 팬들을 겨냥한 게임이다. 넷마블에 따르면 지난 10일 시작한 글로벌 사전예약의 반응이 좋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9일 국내와 대만에 이어 일본에 리니지M 출시하는 등 해외 출시에 대대적으로 나선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일 진행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일본에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리니지M의 사전예약자가 150만명이 모였다"며 "한국과 대만을 넘어선 새로운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을지 기대한다"고 밝혔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MMORPG 일변도의 ‘안전한 사업’만 하던 국내 게임사들이 이제 세계 시장을 노린 다양한 콘텐츠를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다만 WHO의 게임중독 질병 지정, 여전히 막혀있는 중국 시장 등 대외 악재가 여전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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