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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받을 깡통 준비해라"…사업가 납치살해 엽기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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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들, 범행 후 유서까지 쓰고 자살 시도

조폭 부두목 추적중…공범 협박여부 수사

피해자, “부두목 만나러간다” 숨진채 발견

조폭 동생 “소변용 깡통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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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경기 양주시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안에서 50대 부동산업자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수사 중이다. 사진은 공범 중 1명이 지난 20일 오후 사체 유기장소인 주차장에 가기 전 용의 차량(빨간색 원)에서 내리는 모습. [뉴시스]


경기도 양주에서 발생한 부동산업자 납치·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차량에서 피해자의 소변을 받을 깡통까지 미리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의자와 함께 범행한 공범 2명이 유서까지 써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경위도 조사 중이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4일 “부동산업자 A씨(56)의 납치 사건을 공모한 혐의(납치·감금)로 조폭 부두목의 동생 B씨(58)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B씨는 사실상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국제PJ파 부두목 C씨(60)의 친동생이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형 등과 공모해 지난 20일 오전 1시쯤 광주광역시 한 노래방에서 피해자인 A씨를 차량에 태워 서울까지 데리고 간 혐의다. 이후 B씨는 같은 날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홀로 내린 뒤 KTX 열차를 타고 광주로 되돌아왔다.

경찰은 “형이 차 안에서 A씨의 소변을 받을 깡통을 미리 준비하라고 했다”는 동생의 진술에 주목하고 있다.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공범들의 주장과는 달리 A씨를 계획적으로 납치·감금한 범행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B씨는 형이 지시한 대로 차량에 깡통을 준비한 뒤 A씨 등을 태우러 간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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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부두목인 B씨가 2006년 11월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건설사주 납치 사건 5개월 만에 검거될 당시 모습. [연합뉴스]




자살 시도는 죄책감? 부두목 도피?
피해자 A씨는 납치당한 지 이틀 뒤인 지난 21일 오후 경기 양주시청 인근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폭 부두목인 C씨는 숨진 A씨에게 거액을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B씨는 경찰에서 “형의 연락을 받고 노래방으로 갔더니 만취 상태의 피해자를 남성 2명이 차에 태웠다. A씨를 어떻게 할까봐 무서워서 혼자 광주로 내려왔다”고 했다.

광주경찰과 공조수사 중인 경기 양주경찰서는 공범 D씨(65)와 E씨(61)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과정과 자살을 시도한 이유 등을 캐고 있다. 이들은 지난 19일 광주 한 노래방에서 A씨를 납치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를 받고 있다.

공범들은 범행 후 시신이 유기된 장소 인근 모텔에서 수면유도제를 먹고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둘 다 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현장에선 ‘양주경찰서장님께’라고 적힌 유서도 나왔다. 유서엔 “죄송하다. 내가 때렸는데 숨졌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부두목, 공범에 협박·강요 등도 확인 중
경찰은 부두목이 완전 범죄를 위해 공범에게 연락한 것이 아닌가 보고 수사 중이다. 부두목은 과거에도 납치·감금 범죄를 3차례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그는 2006년 11월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건설 사주 납치사건’을 주도했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당시 범행에는 국제PJ파 조직원 10명과 다른 조직원 5명 등이 개입됐다.

경찰은 공범들이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범행 후 죄책감이라고만 하기엔 의심쩍은 부분이 있어서다. 공범들은 “나이가 어린 사람이 반말하길래 발로 찼더니 숨졌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이 부두목을 도피시키기 위해 시간을 벌 목적으로 전략을 짰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또 공범들이 부두목의 협박·강요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 두 사람은 국제PJ파 폭력조직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10년 전부터 친구처럼 지내온 사이”라며 “공범 중 D씨는 과거 교도소에서 생활할 당시 함께 수감 중이던 부두목과 알고 지낸 인연이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양주=최경호·최모란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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