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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학의 ‘원주 별장 성접대’ 수사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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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멤버 병원장에 성폭행 당해” 진술ㆍ의료기록 확보
한국일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억대 금품과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구속된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지난 22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끝낸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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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 윤중천씨 구속으로 모든 의혹의 시발점이었던 이른바 '원주 별장 성접대' 사건으로 수사가 확대될 조짐이다.

24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최근 피해여성 A씨로부터 "원주 별장 멤버였던 B병원장에게 수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진술 내용이 구체적인데다 성폭행 관련 의료기록 등에 대한 확인작업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를 형사 고소할 뜻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병원장은 윤씨와 개인적, 사업상 친분을 바탕으로 2006~2008년 원주 별장을 자주 드나든 사회 고위층 인사 중 한 명으로 의심되는 인물(본보 4월22일 보도)이다. 이와 관련 A씨는 검찰에서 "윤씨가 'B병원장을 전담해 잘 모셔라'고 수 차례 협박해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맺었고, 이 과정에서 가학적 성행위로 외상도 입었다”며 산부인과 진료 기록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의 진술이 과거 2013년 경찰과 검찰의 1차 조사 당시와 마찬가지로 일관되게 제시된데다, 관련 의료기록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삼으면 강간치상 혐의 등에 대한 공소시효가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사단 관계자는 "공식적인 수사 착수라기보다 아직은 사건의 기초적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수준”이라며 "A씨가 B병원장 등을 고소할 예정이라 관련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수사 여부 등에 대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수사단의 목표가 다음달 초까지 수사 마무리이기 때문에 ‘별장 성접대’에 대한 수사를 마냥 확대할 수만은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선 이른바 ‘윤중천 리스트’에 근거한 원주 별장 멤버들이 최소 10여명에 달하며, 그 중에는 현직 국회의원과 경찰 고위 간부나 군 장성 출신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단에겐 시간적 여유가 얼마 없기 때문에 B병원장 등 수사 가능한 일부 멤버에 대한 혐의 입증에 주력한 뒤 나머지 멤버들에 대한 수사를 추가로 진행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구속된 윤씨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이날까지도 소환 불응과 진술 거부를 이어갔다. 윤씨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변호사를 새로 선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혐의 파악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실제 윤씨의 변호인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하루 앞두고 사임했고, 윤씨는 정모 변호사를 급히 변호인으로 새로 선임했다. 김 전 차관은 전날까지 검찰 소환에 응하면서도 “대답하기 힘들다”는 말로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