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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동의 타임머신]한국은 어떻게 세계 TV시장 왕좌에 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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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사 1966년 첫 흑백 TV..76년 삼성 컬러TV 개발

1986년 韓 흑백 TV 세계 최대 생산국 등극

대우, TV 1위 노린 1997년 佛 톰슨 M&A 추진 무산

삼성전자, 2006년 보르도 TV 1위..13년 연속 정상

이데일리

1976년 개발한 국내 첫 컬러 TV인 삼성전자 ‘SW-C3761’.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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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세계 TV 시장 왕좌를 지켜온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1분기에도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 29.4%로 1위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LG전자(066570)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30% 가량 늘며 2위(16.5%)를 고수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을 합하면 5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때 세계 시장을 호령하던 일본의 소니는 3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8.3%로 한자릿수에 머물며 중국의 TCL(7.2%)과 하이센스(6.5%) 등이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1986년 흑백 TV 첫 韓 세계 1위…아쉬움 남는 1998년 대우의 1위 도전

사실 많은분들이 한국의 TV시장 세계 1위가 2006년 삼성전자가 선보인 와인잔을 닮은 ‘보르도 TV’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TV시장 1위 역사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우리나라에서 TV를 처음 생산한 기업은 금성사(현 LG전자)로 1966년 8월 국내 최초 흑백 TV ‘VD-191’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삼성전자는 4년 뒤인 1970년 일본 산요와 합작해 흑백 TV ‘P-3202’를 생산했습니다. 이어 삼성전자는 1976년 국내 첫 컬러 TV인 ‘SW-C3761’를, 금성사는 이듬해인 1977년 컬러 TV ‘CT-808’를 각각 개발·생산했습니다.

우리나라 처음 세계 TV 시장 1위에 오른 것은 1987년 흑백 TV를 통해서입니다. 당시는 흑백 TV에서 컬러 TV로 빠르게 전환되던 시점이었지만 가전 분야에서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이름을 올렸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1990년대 들어 삼성전자와 금성사와 함께 대우전자, 아남전자 등이 국내 TV 업계를 주도했습니다. 이 가운데 대우전자는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이 1993년 ‘세계 경영’을 내세운 이후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그해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컬러 TV 생산국으로 올라섰고 1995년에는 1253만 9000대를 공급, 세계 시장 점유율이 14.3%를 기록했습니다.

대우그룹은 IMF외환위기 직전이던 1997년 7월, 프랑스 국영기업이었던 톰슨(Thomson)그룹의 TV사업부문인 ‘톰슨 멀티미디어’(TMM) 인수를 추진했지만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당시 TMM은 유럽에서 필립스에 이어 TV시장 2위, 북미 시장에선 1위 업체였습니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 대우전자는 단숨에 세계 최대 TV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노조와 언론, 야당 등 국내의 거센 반발로 TMM 인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TMM은 결국 중국 업체인 TCL에 매각됐고 현재 TCL이 세계 4위 업체로 부상하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TMM 인수 실패에도 불구하고 대우전자는 1998년 1월, IMF외환위기 속에서 그해 컬러TV 생산목표를 1225만대로 잡고 1200만대인 소니를 넘어 세계 1위에 등극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대우그룹이 그해 11월 1차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고 이듬해 8월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해체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TV 세계 1위의 꿈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한발 앞선 ‘초격차’로 삼성전자 TV시장 왕좌 등극

21세기에 접어들며 세계 TV시장은 브라운관 TV에서 LCD(액정표시장치) TV로 수요가 급격히 전환되며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삼성과 LG그룹 모두 LCD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시장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2006년 보르도 TV로 삼성전자가 세계 1위 TV 업체로 올라선 이후 3D TV와 스마트 TV, SUHD TV, QLED TV 등으로 이어지는 최첨단 제품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LG전자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세계 최초 롤러블(두루말이)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도 선보였습니다. 반면 과거 프리미엄 TV의 대명사였던 소니는 2013년 이후 한국 시장에선 TV 판매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보르도 TV 탄생의 주역으로 현재 삼성전자 TV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개발팀 수석연구원(부장급)이었던 2006년 말 세계 1위 달성 소감을 묻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르도 TV를 잊은 지 한 3개월 됐다. 잘 팔린다니 고생하며 개발한 보람이 있지만 이미 내년 신모델에 올인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과거의 영광에 머물지 않고 남들보다 한발 앞서 준비하는 초(超)격차 전략이 세계 1위 TV의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이데일리

올해 1분기 TV 시장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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