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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무엇이 인플루언서 권능을 앗아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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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등으로 수백만 팔로어 악용하며

고객 기만···기업홍보 치우쳐 신뢰 와르르

국내외서 인플루언서 평판 하락 추세

"고객과 소통" 장점에 영향력은 유지될 듯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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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 송도의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일대는 이색 벼룩시장인 ‘띵굴시장’에 몰린 인파로 북적였다. 주최 측은 25일까지 총 5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띵굴시장은 유용한 살림정보를 개인 블로그에 올려 12만여명의 팔로어를 둔 인기 주부 이혜선씨 주도로 지난 2015년에 시작됐다.

이씨 같은 유명인을 세간에서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라고 부른다. 주로 유튜브·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로 추종자를 모으고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 중에서도 수백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둔 ‘메가 인플루언서’들은 정상급 유명인사 못지않은 ‘유사 연예인’ 대접을 받는다. 요즘은 1,000여명 안팎의 팔로어를 가진 ‘나노 인플루언서’들도 쏠쏠한 마케팅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진다.

그러나 일부 온라인 유명인사들이 소비자 기만, 법 위반 등의 논란에 휘말리면서 네티즌들의 악플을 몰고 다니는 악(惡)플루언서로 전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전자상거래 업체 부건에프엔씨가 자사 대표의 아내이자 피팅모델 출신 인플루언서인 임블리(본명 임지현)의 계정명을 따 운영한 쇼핑몰에서 곰팡이 등 이물질이 포함된 제품을 팔았다는 논란이 벌어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유명 유튜버 밴쯔(본명 정만수)는 다이어트보조제를 광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눈총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데부미(Devumi) 같은 마케팅 업체가 가짜 소셜미디어 팔로어 계정을 수백만개 만든 뒤 기업과 개인 등에게 돈을 받고 판 것으로 드러났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관련 저서를 낸 이승윤 건국대 경영대 교수는 인플루언서의 요건으로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분야에 대해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공유하며 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것을 꼽았다. 하지만 이 같은 순수한 요건을 벗어나 최근에는 기업 마케팅 활동에 지나치게 경도된 인플루언서들이 나오면서 신뢰에 금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각종 구설수가 잇따르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도 제동이 걸리는 추세다. 올리브영의 경우 앞으로 인플루언서를 내세운 브랜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탄 제품에 대해 품질 테스트, 신뢰도 평가 등 엄격한 기준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다. 미국 마케팅 자문기업 마케팅인사이더는 올해 초 리포트에서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의 신뢰 추락 추세를 소개하며 “세계 최대 광고주 가운데 하나인 유니레버는 당분간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과 일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당분간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크게 퇴조하지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명 연예인보다 모델료가 상대적으로 싼데다 기성 브랜드에 식상한 10~20대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네 친구’ 같은 친근함으로 고객들과 SNS에서 직접 소통할 수 있고 입소문을 탈 경우 순식간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강점이 크다. 또 브랜드 파워가 약하지만 품질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활로를 열어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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