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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법원 “손학규, 바른미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정당”…내홍 일단락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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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당무 거부 속에서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24일 나왔다. 손 대표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이 ‘나이 들면 정신 퇴락’ 발언으로 노인 비하 논란에 직면해 사과한 데 이어 이번 법원 판단으로 손 대표가 바른정당계와의 대치 전선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한 모양새다.

세계일보

바른미래당 임재훈(오른쪽) 사무총장과 장진영 당대표 비서실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소송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반정우)는 하 최고위원이 “손 대표가 지명한 주승용·문병호 최고위원의 임명을 취소해달라”며 바른미래당과 두 최고위원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이날 기각했다.

재판부는 “손 대표의 최고위원 지명은 헌법상 정당인 바른미래당의 최고위 구성에 관한 것”이라며 “정당으로서의 자율성과 자치가 최대한 보장받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판시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지난 1일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에 자신과 가까운 주승용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을 임명하자 “‘최고위 협의’ 없이 의사정족수에 미달한 원천 무효 인사”라고 주장하며 가처분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최고위원 임명과 같은 ‘협의 사항’은 하 최고위원의 주장처럼 최고위원의 3분의 1 이상이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며 의사정족수 미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계일보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운데), 오신환 원내대표(오른쪽), 하태경 최고위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임시 최고위원회의에 들어서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임시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손 대표 측과 바른정당계의 정면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명(하태경·이준석·권은희)이 최고위에 복귀한 이후 처음으로 공세 수위가 한풀 꺾이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하 최고위원은 공격 대신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앉은 손 대표에게 90도로 절하며 앞선 ‘정신 퇴락’ 발언을 사과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향해 “용퇴를 거부했다면 당 운영이라도 민주적으로 해서 더 이상 잡음이 나지 않도록 해달라”며 퇴진 요구를 잠시 접는 듯한 발언도 했다.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여론의 비판이 거센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도 당내 화합 차원에서 사퇴를 요구하다 해임된 당직자 13명을 이날 재임명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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