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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영상 언제 털릴지 몰라 복제해서 묻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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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영화 '시민 노무현' 제작자 조은성 프로듀서

시사포커스팀 최태경 아나운서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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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촬영본과 자료화면들 복제해서 숨겨둬
-지인에게 '내가 연락이 안 되거나 하드디스크 없어질 수 있어' 당부
-세월호 다큐 감독집 하드디스크 파기됐는데 '좀도둑' 결론

-시민 노무현에 대한 이야기...봉하마을에서 노무현의 꿈 좇아
-우리 스스로 깨어있는 시민이 되자는 메시지

■ 방송 :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조은성 프로듀서 (다큐멘터리 <시민 노무현> 제작자)

◇김효영> 어제(23일)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였습니다.
10주기에 맞춰서 영화가 한 편 개봉을 했습니다.
'정치인 노무현이 아닌 시민 노무현은 어떤 꿈을 꾸고 살았을까?'
그것을 찾아본 영화 <시민 노무현>의 제작자인 조은성 프로듀서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그동안 '노무현'이 들어간 제목의 영화가 <노무현입니다> 있었고, <무현, 두 도시 이야기>도 있었고, <노무현과 바보들>, <시민 노무현> 이렇게 한 4개 정도가 검색이 됩니다. 기존의 영화들과 <시민 노무현>은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제가 2016년에 제작했던 영화가 <무현, 두 도시 이야기>인데요. 그게 노 대통령님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예요.
그때 못 다했던 이야기들이 좀 남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시민 노무현>이라는 작품을 2017년부터 제작을 했는데.
기존 작품은 노무현 대통령의 일대기적인 구성을 다뤘던 것 같아요. 저희가 '10주기쯤 되면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님은 봉하로 내려가서 평범한 시민으로 살면서 어떤 미래를 생각하셨을까가 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제작을 하게 됐습니다.

◇김효영> 정치인이 아닌 '시민 노무현'이 생각한 미래.

◆조은성 프로듀서> 네, 그렇죠.

◇김효영> 하지만 봉하마을에서 시민으로 사신 기간은 길지 않습니다.

◆조은성 프로듀서> 평생에 걸친 시간 대비 굉장히 짧으시긴 하시죠. 454일간 머무셨죠. 영화 감독인 백재호 감독이 봉하마을에 1년 동안 살면서 노 대통령이 봐왔던 사계절을 같이 한 번 좀 보자는 의미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백 감독은 2017년 1월부터 2018년 연말까지 사계절을 봉하에 머물렀어요. 대통령께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 거고, 여기서 뭘 하고 싶으셨을까를 지속적으로 저희가 만나서 여쭤봤던 거죠. 마을 주민들하고 자원 봉사하셨던 분들하고 부대끼면서 생활을 했었습니다.

◇김효영> 그래서, 대통령께서는 무엇을 꿈꿨다고 할 만한 것을 찾으셨습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그것은 영화의 스포일러라서요. 설명하긴 그렇고요.

◇김효영> 하하하.

◆조은성 프로듀서> 영화를 보시면 여러 가지 것들을 하시려고 하셨죠.
퇴임한 전직 대통령님께서 고향으로 내려간 것도 굉장히 신선했고. 약속을 지키려고 내려가셔서 제일 먼저 한 것이 화포천에 청소를 하신 거였더라고요.

◇김효영> 맞아요.

◆조은성 프로듀서> 그런 작은 일부터 시작을 하는 것이 과연 시민으로서의 길이 아닐까? 그리고 생태마을도 조성하려고 하셨고. 화포천도 수질이 너무 좋아져서 오지 않았던 여러 가지 천연기념물들도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고,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던 거죠.
그런데 돌아가신건데, 리더가 부재함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자분들이 서거 이후에도 눈물을 흘리면서 청소를 하고 그것을 가꿨다고 합니다.

◇김효영> 돌아가신 이후에도 자원봉자사분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청소를 하더라...

◆조은성 프로듀서> 봉하마을은 굉장히 실천력과 행동력들이 뛰어난 자원봉사자분들이 10년 동안 계속 가꿔왔던 거예요. 그래서 어떤 한 사람이 이뤄낸 업적이라기보다는 노무현 대통령을 중심으로 자원봉사자분들과 참여자들이 10년을 가꿔온, 그리고 앞으로도 가꿔갈 공간이라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죠, 화포천과 봉하마을이라는 곳이. 저희가 내려가서 그곳을 직접 보면서 부대끼면서 촬영을 좀 하게 됐었죠.

◇김효영> 그래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그 곳에서 보였군요.

◆조은성 프로듀서> 네, 저는 그게 대단히 신선했던 경험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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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영> 예. 생전에 봉하마을에서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이 주로 담기는 겁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퇴임하고 나서부터 봉하마을의 기록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테이프 분량으로만 한 220개가 넘으니까요. 시간만 쳐도 220시간이잖아요? 대통령이 머물렀던 시간이 454일인데 매일 매일 뭔가를 조금씩 기록을 하셨다는 겁니다.
정말 좋은 영상들이 많더라고요.

◇김효영> 그렇군요. 그 남겨진 영상들을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겠군요.

◇김효영> 조은성 제작자께서는 노무현이라는 주제의 영화만 두편을 만드신건데,
왜 이렇게 '노무현 영화'를 계속 만드시는 겁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마음의 빚이 좀 많죠.

◇김효영> 마음의 빚.

◆조은성 프로듀서> 생전에 지켜드리지 못했고 여러 가지 공격들로부터. 그리고 저희도 의심을 했던 순간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언론에 저렇게 나올 정도면 사실 아닐까?'라는 죄송함들이 좀 있었어요.
그리고 서거하셨을 때 제가 해외에서 다큐 촬영을 하고 있었거든요? 서거 때 가보지 못한 미안함들이 계속 가슴 속에 남아서 첫 작품을 <무현, 두 도시 이야기>로 만들게 됐고 지금 역시 그때 못다 했던 이야기들, 대통령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남겨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러니까 다큐멘터리라는 장르가 기록의 의미도 있거든요. 그래서 후대들에게 이런 대통령이, 이런 훌륭한 리더가 우리나라에 있었다고 남겨놓는 것도 우리 다큐멘터리 만드는 사람들의 역할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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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영> 2016년도 첫번째 노무현 영화를 만들때의 제작환경과 2018년도의 제작환경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요?

◆조은성 프로듀서> 저희에게는 하늘과 땅 차이죠.

◇김효영>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점이 있었습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2016년에는 예를 들면 저희가 촬영본이나 자료화면이 많이 있었을 것 아니에요? 그러면 복제를 여러 번을 해서 여기저기 숨겨뒀어요.

◇김효영> 숨겨뒀다고요?

◆조은성 프로듀서> 네.

◇김효영> 왜요?

◆조은성 프로듀서> 이것을 언제 사실은 털릴지 몰라서. 그런 위기의식을 실제로 갖고 있었어요.

◇김효영> 진짜요?

◆조은성 프로듀서> 네.

◇김효영> 누가 들이닥쳐서?

◆조은성 프로듀서> 블랙리스트.

◇김효영> 아, 블랙리스트.

◆조은성 프로듀서> 실제로 그런 사건도 있었고요.

◇김효영> 우리 조은성 프로듀서도 블랙리스트였습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네, 저도 올라가 있습니다.

◇김효영> 백재호 감독은요?

◆조은성 프로듀서> 백재호 감독도 올라갔습니다. 저희 공동제작자 분이 아는 선배가 같이 참여를 하셨는데 그분도 블랙리스트고, 이런 게 농담이 아니라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믿기지 않은, 몇 년 전 일이잖아요?

◇김효영> 네.

◆조은성 프로듀서> 숨겨놓은 복사본 중 몇 개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못찾고 있어요.

◇김효영> 몇 개씩 카피를 떠서 나눠가진 후 숨길만한 곳에 숨겨놓은 거예요?

◆조은성 프로듀서> 지인한테 부탁을 하고 낯선 장소에 묻어놓기도 하고.

◇김효영> 묻어놓기도 하셨어요?

◆조은성 프로듀서> 네, 벽돌로 쌓아놓기도 하고 그랬어요.

◇김효영> 조은성 프로듀서는 어디에 숨기셨어요?

◆조은성 프로듀서> 저는 정말 믿을만한 지인에게 부탁을 좀 해서 '만약에 내가 연락이 안 되거나 하드디스크가 없어지면 네 것을 써야 하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잘 보관을 해라.' 그런데 이 친구도 역시 불안했던지 또 아는 지인에게 맡긴 적이 있었어요.

◇김효영> 전직 대통령의 불법촬영물도 아니고요. 전직 대통령을 촬영한 영상을 빼앗길까봐 벽돌에 숨겨놓고. 세상에 이런 일이 있었군요.

◆조은성 프로듀서> 실제로 세월호 다큐를 제작하던 동료 다큐멘터리 감독은 도둑이 들어와서 그것을 파기한 적이 있었어요. CCTV에 고스란히 찍혔던 적이 있었죠.

◇김효영> 그렇습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범인이 잡힌 걸로 알고 있는데 좀도둑으로 처리를 했거든요? 그게 하드만 빼 갈 리가 없잖아요, 사실은?

◇김효영> 그럼요. 좀도둑이 무슨 하드를 훔쳐가겠습니까? 돈을 훔쳐가겠죠.

◆조은성 프로듀서> 그런 사건들이 있었던 시절이라 저희도 불안 불안하게 완성을 하고.

◇김효영> 문화예술계에 계신 분들은 앞선 정부에서 '세월호'나 '노무현'과 얽매이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습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네, 저희는 그런 불안감이 많이 있었죠.

◇김효영> 그 불안감을 항상 안고 박근혜 정권을 지내온 겁니다.

◆조은성 프로듀서> 네, 맞습니다.

◇김효영> 믿기 힘들군요.

◆조은성 프로듀서> 2016년 10월 말부터 촛불을 우리 국민들이 하나 둘씩 들기 시작하면서 정권이 바뀐 거잖아요? 그때부터는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거라는 생각을 했었고 지금은 굉장히 많이 나아진 것이죠.

◇김효영> 알겠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게 있습니까?

◆조은성 프로듀서> 우리가 시작하지 않으면 우리의 후대들이 살아갈 이 사회는 더 안 좋아 질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좀 깨어 있자. 옛날에 김대중 대통령님도 말씀하셨던 것이 '나쁜 신문 보지 않고 아니면 벽에다 대고라고 욕을 해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세상이 좋을 거라고 생각이 되지 않거든요.

◇김효영> 스스로 '깨어있는 시민이 되자'는 것.
제목을 <시민 노무현>으로 붙인 이유를 알겠습니다.

◆조은성 프로듀서> 네, 정확한 말씀이십니다. 노 대통령님은 최고 권력자로 있다가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서 활동을 하셨던 거고, 저 역시도 영화 제작진이라기 보다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효영>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고요. 고맙습니다.

◆조은성 프로듀서> 네, 고맙습니다.

◇김효영> 지금까지 영화 <시민 노무현>의 제작자인 조은성 프로듀서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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