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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혁신리더십] VUCA 시대와 전략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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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불확실·복잡·모호한 경영 환경 / 리더의 치열한 고민이 혁신의 출발점

세계일보

요즘 경영학자들은 VUCA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원래는 냉전시대가 종결된 이후 미국이 직면한 현실을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군사전략가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이 직면한 경영환경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VUCA란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얼마나 변동성이 크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애매모호한지(Ambiguous)를 나타내는 단어의 앞글자만 따서 만든 표현이다.

기업 경영에 있어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기업의 경계가 허물어져 변화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시작되고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당연히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과거처럼 수립한 계획과 전략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그래서 지속적으로 상황을 관찰하고 전략을 수정해 실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니 긴장을 한시라도 놓을 수 없게 된다.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훨씬 더 많아지고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복잡성이 높아져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도대체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어떤 이유로 발생했으며, 해결책이 무엇인지도 가늠이 안 되는 애매모호한 상황이 지속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경영환경하에서 조직을 좀 더 스마트하고 전략적으로 이끌어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변동성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빠른 의사결정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강한 실행력이다. 한 글로벌 컨설팅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의사결정 효율성이 높은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매년 5% 성장률이 높았다고 한다.

둘째,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실험중심의 문화가 정착돼 새로운 시도를 지속적으로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장과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경영계획에 실시간 반영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셋째, 복잡성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역설적으로 단순함이라 생각한다. 단순함은 장기적으로 복잡성을 이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직 운영에 단순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거 가능한 모든 것을 없애 나간다는 기본철학을 실천해 보라.

넷째, 애매모호성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방법은 전략적 사고라 생각한다. 뭐가 뭔지 잘 모를 때는 단기적인 대응보다 치열하게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큰 그림 속에서 어떻게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VUCA로 표현되는 지금의 경영환경은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에게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성공의 기회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VUCA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지금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많은 리더에게 혁신의 출발점이자 전략적 사고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정동일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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