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英·日 이어 대만도 "신규폰 출시 무기한 연기"… 화웨이 '나 어떡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의 거래 금지 조치에 나서자, 영국에 이어 일본, 대만 등 동맹국들 사이에서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화웨이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도 있단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미루는 해외 이동통신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영국 이동통신사 EE는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미뤘고, 또 다른 이통사 보다폰 역시 사전예약 주문 계획을 취소했다.

영국의 글로벌 반도체 설계업체 ARM은 같은 날 화웨이 및 계열사들과의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ARM은 미국의 원천기술을 다수 포함하는 반도체 설계의 특성상 미 정부의 거래제한 조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ARM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소유하고 있다.

세계일보

이런 분위기는 일본에서도 감지됐다. KDDI와 소프트뱅크 등 일본 이동통신사들은 24일로 예정됐던 화웨이 새 스마트폰 ‘P30 라이트’ 발매를 무기한 연기했다. NTT도코모도 예약 중단을 검토 중이며, 저가 통신사 라쿠텐모바일, UQ커뮤니케이션즈 등도 화웨이 스마트폰 발매 일정을 연기했다.

전자제품 제조사인 파나소닉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다고 23일 밝혔다. 파나소닉 측은 “우리 기업은 그동안 미국 수출관리 규정을 준수해왔다”라며 이번 조치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중화텔레콤,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톤 등 대만의 주요 이통사들은 화웨이의 신규 스마트폰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대만에서는 미국의 거래 금지 조치가 알려진 후 화웨이 스마트폰의 사후 지원과 보안 등과 관련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변화가 감자되자, 화웨이 측은 “우리는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면서 “정치적 동기를 가진 (미국) 결정으로 인해 그들이 받고 있을 압박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유감스러운 상황은 곧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미국은 화웨이가 자사 제품에 백도어(Back Door, 인증절차 없이 컴퓨터 및 암호시스템 등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어 보안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해 왔으며, 지난 16일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들을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에 구글이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OS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는 등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인텔·퀄컴·자이링스·브로드컴 등 반도체 회사들도 화웨이에 칩과 부품을 납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 정부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화웨이에 90일간 제재 조치를 멈추는 ‘임시 면허’를 발급했지만, 다른 국가들도 반(反) 화웨이 움직임에 동참하며 화웨이를 고립무원 처지로 밀어넣고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화웨이 홈페이지 갈무리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