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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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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는 여성 건강의 지표라 부를 만큼 여성의 건강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주위에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 걱정하시는 분이 많이 있습니다. 자주 하면 귀찮게 느껴지지만 않으면 불안한 생리. 많은 여성이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리 주기는 어떤 상황 때문에 불규칙해지는 것일까요?

하이닥

보통 한의원에 생리불순으로 환자가 내원할 경우 두 가지 경우에 대해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다낭성 난소 등 난소의 기능은 충분히 남아있으나 어떠한 이유로 배란이 되지 않아 생기는 생리불순, 두 번째는 난소의 기능이 다 해 더 생리가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생기는 생리의 지연입니다. 두 번째 경우는 사실 일상적인 상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제가 있는 곳의 특성상 좀 더 자주 보게 되는 경우이기도 합니다.

다낭성 난소란 생리 주기의 지연과 다낭성 모양의 난포를 보일 때 진단 내려지는 증후군으로, 35일 이상의 길고 불규칙한 생리 주기와 더불어 비만, 당뇨 등의 대사증후군을 함께 보이는 전신 대사계 질환입니다.

난포를 키우라는 신호를 받은 난소가 하나의 우성난포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뚜렷하지 않은 여러 개의 미성숙 난포를 기르고 정작 제대로 된 배란을 일으키지 못해, 결국 생리가 파행적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생리의 양상은 주기 35일 이상의 희발월경, 생리 주기의 불규칙, 그마저도 소량만 배출되거나, 생리처럼 보이지 않는 소량의 하혈을 2주마다 하는 경우, 생리와 생리 사이에 불규칙적인 하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생리양이 지나치게 많거나 무배란성으로 규칙적인 한 달 주기의 생리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 다낭성 난소는 생리불순이 잘 일어날 수 있는 소인인 신기를 약하게 타고 난 체질이 있는 사람이 초경부터 생리를 불규칙적으로 하거나, 원래는 규칙적인 생리를 하다가 어떤 요인으로 인해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 지면서 발현됩니다. 생리가 불규칙해지는 큰 요인은 극심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과 체중의 급격한 증가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생리를 못 하게 되면 호르몬이 전반적으로 틀어지면서 대사가 바뀌어 지방 대사가 둔해지고, 체중이 더욱 잘 안 빠지고 잘 찌는 체질로 바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리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비만과 스트레스인데 생리가 틀어지면 비만과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진다니, 미용을 위해서라도 절대 생리불순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무월경 상태가 2개월이 지속한다면 지체하지 말고 한의원이나 산부인과 등 의료기관의 점검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두 번째 경우는 난소 기능 저하, 조기 난소기능부전(조기폐경)을 의미합니다. 여성의 난소는 일정한 수의 난자를 갖고 태어나, 난자를 모두 소모하고 나면 폐경이 이루어집니다. 폐경은 평균 만49.5세, 일반적으로 45~55세 정도에 일어나게 되며, 1~2년 정도 폐경 이행기를 거치며 자연스럽게 이뤄집니다. 그런데 만약 만 40세가 되기 전에, 보통의 경우보다 빠른 난소 기능의 소실을 겪게 되면 그 속도가 빠른 만큼 신체에 가해지는 타격도 큽니다.

보통 난소 기능 저하, 혹은 폐경에 가까울 때 나타나는 생리불순의 양상은 원래 규칙적이었던 생리 주기가 25일 이하의 빠른 생리로 바뀌었다가 갑자기 한 달을 건너뛰고, 이후 두 달을 건너뛰는 양상으로 진행됩니다. 단순 생리 주기의 불규칙뿐 아니라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며 상열감, 땀의 증가, 분비물의 감소, 관계 시의 건조감, 불면, 우울감, 건망증 등의 호르몬 부족 증상이 동시에 나타납니다.

사실 이런 증상이 일반적으로 젊은 여성에게 자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많이 진행되어 완전한 폐경이 이뤄지고 난 다음에 알아채는 경우도 많습니다. 난소 수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을 거친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진행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유병률은 여성 1000명당 1명 정도로 생각보다 적지 않습니다.

생리불순이 일어날 수 있는 두 가지 경우는 반대의 원인을 가지고 있지만 동일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감별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여성의 생리가 중요한 건강 지표인 것을 여성 모두가 인지하고, 생리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신예지 원장 (한의사)

신예지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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