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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칼럼] 예술을 향유하는 행복한 서울학생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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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광훈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문화예술과장


프랑스의 중산층 기준에는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알고’라는 항목이 들어간다고 한다. 1969년 퐁피두 전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각 개인이 악기를 다룰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프랑스는 이미 50년 전부터 악기를 다루는 것이 단순히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삶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악기교육에 힘써 왔고, 프랑스 국민들을 세계에서 인정하는 문화시민으로 성장시켰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서울시민·학생 악기나눔 사업도 학생들이 악기를 다루고 그들의 삶의 질을 더욱 향상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듣기에 따라 생소할 수 있는 ‘서울시민·학생 악기나눔’ 사업이란 무엇인가. 이 사업은 올해 갑자기 등장한 사업이 아니며 몇년에 걸친 역사가 있는 사업이다. 2016년부터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악기교육을 위해 ‘악기지원’ 사업과 ‘학교 간 악기나눔’ 사업을 실시해 왔다.

악기지원 사업은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바이올린·첼로·타악기 등을 교육청에서 일괄적으로 구입해서 학교에 대여해 주는 사업으로, 학교에서는 비용 부담 없이 악기를 빌려 사용한 후 필요가 없어지면 반납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교 간 악기나눔 사업은 학교에서 구입하고 사용하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방치된 유휴악기를 교육청에서 수거하고 수리해 악기를 필요로 하는 학교에 배송해 주는 사업이다. 각 학교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장구·가야금·북 등 악기가 순환되는 효과가 있었다. 학교에서의 악기 교육도 생기를 찾았다. 학생들이 악기 구입에 대한 비용 부담없이 악기교육을 받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악기 교육 환경을 기반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일반시민으로부터 유휴악기를 기증받아 수리한 후 학생들을 대상으로 악기교육을 하는 ‘서울시민·학생 악기 나눔’ 사업으로 발전시켰다.

이 사업의 핵심은 서울학생이라면 누구나 악기 하나 정도는 즐겁게 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서울학생 ‘1인 1악기’를 실현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악기를 마음껏 다룰 수 있도록 도와 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돕는다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학생이 예술을 향유하면서 행복을 느끼도록 교육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민으로부터 기증받은 악기는 학교 밖 청소년, 대안학교, 사회적 배려 대상자, 기타 문화 소외계층 순으로 재기증되고, 무료 교육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밟게 된다.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들이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까지 수혜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아름다운 가게, 낙원상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점도 이 사업의 매력포인트다. 서울시내 30개의 매장을 가진 아름다운 가게에서 악기를 기증받고, 낙원상가에서 악기를 수리해 조율한 후 학생에게 전달된다. 세 개의 기관이 협업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크게 하고, 공유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달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은 가수 전인권씨를 시작으로 지휘자 금난새씨, 소설가 이외수씨 등 유명 인사들의 릴레이 기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낙원악기상가에서 중고악기가 어떻게 새 악기로 탄생하는지도 살펴보고 악기를 기증해보는 기부 체험 서울시민·학생 ‘악기나눔의 날’ 행사도 6월 1일 예정돼 있다. 나눔과 배려의 기부문화를 함께 만들어나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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