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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용 ‘삼바 콜옵션’ 직접 전화 보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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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분식회계 핵심 ‘삼성에피스 콜옵션’

“에피스 상장 때, 합작사 바이오젠이 행사 계획”

2014년 이 부회장이 직접 전화로 보고받아

관련 파일들 삭제했지만 검찰이 복원

‘콜옵션 평가 못해’ 기존 주장과 배치

삼성 “회계 관련 내용은 없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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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4년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로부터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과 삼성에피스를 합작해 세운 미국 업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일정 등을 전화로 보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자회사의 핵심 경영 현안의 구체적인 부분까지 지속적으로 보고받아 파악하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그동안 삼성은 2014년까지는 콜옵션 부채 규모를 평가할 수 없어 나스닥 상장 계획도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삼성은 지난해 이 부회장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과 이를 정리한 보고서 등을 일제히 삭제했지만, 최근 검찰은 이를 상당 부분 복구했다.

이재용에게 어디까지 보고됐나

23일 <한겨레> 취재 결과, 2014년 삼성에피스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에피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게 되면 바이오젠은 상장 전 본인들이 (보유한)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화로 보고했다고 한다. 나스닥 상장으로 기업가치가 오르기 전에 삼성에피스 지분의 절반(50%-1주)을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보고에는 구체적인 일정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피스는 이런 내용을 전화로 이 부회장에게 보고한 뒤, 대화 내용을 따로 문서로 정리해 보관했다고 한다.

앞서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은 2012년 ‘85 대 15’ 비율로 삼성에피스를 합작 설립했다. 미국 생명공학 기업인 바이오젠은 투자 지분은 적은 대신 삼성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삼성은 이후 바이오젠과 나스닥 상장과 콜옵션 행사 여부 등을 논의해왔던 셈이다.

이는 삼성이 지난해와 올해 금융당국과 행정법원, 검찰 조사에서 해온 주장과 배치된다. 삼성은 그동안 2015년 이전에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했고, 이에 따라 삼성에피스의 나스닥 상장도 2015년 이전에는 추진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삼성의 이런 주장이 2015년 이뤄진 ‘고의적 분식회계’를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와 회계사기를 공모한 혐의를 받는 회계사들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삼성 요구로 콜옵션 가치 평가에 대한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특히 그룹 최고경영자인 이 부회장에게 진작에 보고된 사실을 삼성 쪽이 은폐하고 대외적으로 다른 주장을 해온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회계사기 혐의를 감추기 위한 증거인멸이, 결국은 이 부회장이 이런 불법행위를 인지하거나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은 전화 보고 외에도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의 경영 현안에 깊이 관여한 것을 보여주는 증거자료를 여럿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은 지난해 7월 검찰 고발이 예상되는 시점에 삼성에피스가 무더기로 삭제한 컴퓨터 파일 2100여개를 최근 검찰이 복구하면서 드러났다. ‘부회장 통화 결과’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제목의 폴더에는 이 부회장과의 통화 음성녹음, 통화 녹취파일, 통화 내용 정리파일이 저장돼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음성파일은 바이오젠 대표와 통화한 것을 녹음한 것이고, 녹취록이나 대화 내용을 정리한 문서는 부회장이 삼성에피스 사장과 통화한 것이다. 개발비 투자 경과 등 사업적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지 콜옵션이나 나스닥 상장 등 회계 문제와 관련한 내용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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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 “콜옵션 누락은 승계작업 일환” 대법원에 의견서

삼성의 바이오사업은 2010년 이른바 ‘이재용표’ 사업으로 시작됐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사업으로 성공했듯이 이 부회장은 바이오 사업을 통해 3대 총수로서 입지를 다지려 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를 설립할 때 사업연관성이 떨어지지만 이 부회장이 지분을 많이 보유한 제일모직의 자회사로 만든 것도 이런 까닭이다.

하지만 이재용표 사업은 거꾸로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족쇄가 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삼성바이오가 4조5천억원 규모의 고의적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 내렸고, 검찰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권을 뒷받침해온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TF) 등을 정조준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근 이 사건을 심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취지의 의견서 2개를 추가로 제출했다. 검찰의 삼성바이오 수사가 성과를 내기 시작한 지난달과 이달 잇달아 제출한 의견서에는 “합병 전후로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추면서 (이 부회장이 주식을 많이 가진) 제일모직의 가치는 높이거나 유지하려는 방향의 사건이 연달아 벌어졌다”며, 그 예로 삼성바이오의 콜옵션 공시 누락, 제일모직의 3조원짜리 ‘유령사업’( <한겨레> 5월23일치 1면) 등을 담았다고 한다. 박영수 특검은 의견서에서 “각각의 사건은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이라는 ‘단일 현안’으로만 설명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준 임재우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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