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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타봤어요]도로에 착 붙는 승차감… 전기SUV야, 고급세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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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C'

이데일리

메르세데스-벤츠 EQC(사진=메르세데스-벤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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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노르웨이)=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편안한 승차감, 세련된 디자인, 뛰어난 안전성’

메르세데스-벤츠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상징하는 모델’인 ‘더 뉴 EQC(이하 EQC)’를 200여㎞ 시승하고 떠올리게 된 키워드다.

요즘 중소기업까지 전기차를 만든다. 전기 모터로 구동하는 순수 전기차를 만드는데 진입장벽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 내연기관 차를 만드는 데에는 적지 않은 내공이 필요하다. 내연기관보다 단순하게 움직이는 전기차에서 성능차이를 발견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전기차인 EQC를 만나기 전까지 얘기다.

순수 전기차인 EQC 출시로 1886년 내연기관차를 처음 만든 메르스데스-벤츠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는 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QC는 2016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를 거쳐 올해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올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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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오슬로 회네포스 공항 활주로에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C(사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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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장소는 북유럽에 있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노르웨이 도로를 달리는 차량 20%가 전기차이며,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전기차 천국’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전기차 글로벌 미디어 시승행사를 개최하는데 최적의 장소로 선택된 것.

EQC 외관은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인 철학인 ‘진보적인 럭셔리’ 명성만큼 세련미를 느낄 수 있다. 외관만 봤을 때는 전기차임을 못 느낄 정도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내연기관 모델과 흡사하다. 점토로 잘 빚어 만든 꽃병처럼 우아한 곡선미를 강조했다. 전기차지만 라디에이터 그릴을 크게 만들어 또렷한 인상을 완성했다. LED 주간주행등도 좌우로 연결해 차체가 더 커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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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C 실내 모습(사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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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고급스러움과 최첨단의 느낌이 조화를 이뤘다. 특히 10.25인치 디스플레이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일부 친환경차의 경우 곳곳에 푸른색을 배치한 경우가 많은데 EQC의 실내 인테리어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비슷한 느낌을 줘 익숙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국내 시장에 소개된 전기차는 소형급 위주인데 EQC는 중형 SUV다. 넉넉한 실내공간이 장점이다. 시승과정에서 아이 2명 이상인 가정에서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는 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출퇴근을 비롯해 주말 근교 나들이용까지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다만, 다른 전기차 모델과 달리 운전석 부문에 조그마한 백을 놓을 만한 수납공간 등 디테일이 부족한 부분은 아쉬웠다.

트렁크의 조작은 전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어서 편리했다. 후면의 벤츠 ‘삼각별’ 앰블럼을 아래로 누르면 트렁크가 부드럽게 열리고, 오른쪽에 빨갛게 붙어 있는 ‘STOP’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닫혔다.

그동안 국내 출시된 코나, 니로, 쏘울, 볼트 등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와 비교해 봤을 때 EQC는 유난히 편안한 승차감이 인상적이었다. 반나절 내내 시승하는 동안 고급 세단을 모든 듯했다. 노르웨이 오슬로 고속도로의 노면이 매끄럽지 않았지만,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은 거의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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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C 후면 및 트렁크 모습(사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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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C가 다른 전기차와 확연하게 차별되는 점이 있다면 ‘D Auto(디 오토)’ 기능이다. 오른쪽 핸들 뒤 시프트 패들을 길게 당기면 이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다른 전기차 모델은 회생제동을 1단, 2단, 3단씩 운전자가 조절해야 한다면 EQC는 이를 자동으로 해줘 운전 내내 편했다. 마치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가동한 듯이 스스로 앞뒤 차 간격도 조정해주고 직선에서 속도 유지, 코너에서 속도도 줄여줬다. EQC 스스로 에너지 회생 수준을 조절해 최대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사람이 하는 것보다 경제적인 운전이 가능해 연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회네포스 공항 활주로를 통째로 빌려 EQC 안전성도 체험했다. 시속 50㎞로 달리는 도중 사람 모양 마네킹이 차량 앞으로 튀어나오거나 옆 차선에서 자전거가 끼어들자 스스로 멈춰 충돌을 방지했다. BMW i3, 재규어 I-페이스 등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전기차 출시가 늦어 완성도와 최고의 기술력에 집중했다는 느낌을 받을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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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C를 ‘아이오니티’(IONITY)가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소(왼쪽 위)와 공항 주차장 내 충전소에서 충전하고 있다.(사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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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도심은 좁고 복잡하고 엄격한 속도제한 탓에 가속력을 체험하기 어려웠다. 활주로에서 시속 100㎞까지 있는 힘껏 밟아보라는 인스트럭터의 도움을 받아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꾹 밟자 5초 만에 주파한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으로 최고속도는 시속 180㎞까지 밟혔다. 앞차축과 뒤차축에 연결된 2개의 전기모터를 통해 최고출력 408마력(300㎾) 최대토크 78.0㎏·m에 이르는 고성능 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기차 구매를 희망하는 잠재 고객들에게 늘 고민은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 인프라다. EQC는 한 번 충전으로 450㎞(유럽 기준)를 달릴 수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아이오니티’(IONITY)가 운영하는 충전소에 방문해서 충전해볼 수 있었다. 1번 충전에 8유로(약 1만원)정도 낸다고 하니 내연기관 차보다는 저렴했다. 최대 110㎾의 출력으로 40분 안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에 EQC를 출시하면 1억원대 가량으로 추산되는 차량 가격과 충전 인프라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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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EQ’ 브랜드 로고 및 EQC 구조물(사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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