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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Talk쏘는 정치] 안인득, 범행 전부터 여고생 스토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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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의 강지영입니다. 지난달 무려 21명의 사상자를 냈던 이른바 경남 진주의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 범죄의 잔혹성과 중대성 때문에 얼굴과 신상이 공개됐습니다. 당시에는 안인득의 조현병 문제가 집중 부각됐는데요. 그런데 범행을 저지르기 전 스토킹도 했던 사실도 파악됐습니다.

어제(22일) KBS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안인득에게 희생된 피해자 중 1명인 여고생 최모 양과 그 가족을 사건발생 전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합니다. 최양 가족이 설치한 CCTV에는 안인득의 스토킹 행태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지난 3월 12일입니다. 최양이 황급히 달려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그 뒤를 안인득이 따라왔습니다. 한참을 가지 않고 서성이면서 계속 현관문을 만지작거립니다. 안인득 때문에 CCTV를 설치한 최양 가족들의 대화 내용을 들어보면 당시에 느낀 공포심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최양 큰어머니 (3월 12일) : 바로 따라오네. 쫓아온다, 저 봐라. (바로 따라 오네.) 동영상을 찍어라. (네, 찍고 있어요.) 그렇네. 그 아저씨 그렇네. 봐라. (맞네.) 세상에…]

[최양 (3월 12일) : 아, 나 진짜 아슬아슬할 뻔했다.]

[최양 큰어머니 (3월 12일) : 이거 경찰서에 갖다 주고 와라, 파출소에.]

[최양 (3월 12일) : 하마터면 잡힐 뻔했잖아.]

[최양 큰어머니 (3월 12일) : 하마터면 애가 잡힐 뻔했네. 아이고 세상에…]

[최양 (3월 12일) : 이렇게 치면 내가 운이 좋았다.]

[최양 형부 (3월 12일) : 딱 보고 있어요. 안 가고. 안 가고 저기 발보이네. 안 가고 저기 서 있어요. 딱 보고 있는 거야, 저기서.]

[최양 큰어머니 (3월 12일) : 애 나올까 싶어서. 나오면 뛰어올 거 아니야. 아이고 무서워라.]

[최양 형부 (3월 12일) : 저기 발이 딱 보여요. 계속 서있네, 저기서.]

[최양 큰어머니 (3월 12일) : 저러고 있다는 게 너무 무섭다, 나는.]

안인득이 최양 가족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고 합니다. 최양과 최양 큰어머니가 사는 집에 찾아와서 벌레를 던지지 말라는 황당한 항의를 하더니 이후에는 현관문에 대변이 섞인 오물을 뿌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최 양 유족/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196회 : 쓰레기를 뿌렸대요 자기 집에 버렸대요. 그래서 엄마가 "딸하고 나하고 둘이 사는데 낮 시간에 아무도 없다. 쓰레기 우리 안 버린다"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부터 괴롭힘이 시작되었어요.]

위협을 느낀 가족들이 CCTV까지 설치하고, 경찰에 수차례 신고했지만 경찰은 직접적인 상해를 당한 것이 없기 때문에 사건접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지난달 17일 방화살인사건이 일어났고, 최양도 희생되고 말았습니다.

스토킹 범죄가 심각한데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경범죄 처벌법으로만 처벌받을 뿐 스토킹 행위를 규제하는 법률은 없습니다. 바른미래당의 김삼화 의원이 '지속적 괴롭힘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을 지난해 대표발의하고 정부도 관련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계속 미뤄지고만 있다고 합니다.

[김삼화/바른미래당 의원 (정치부회의와 통화) : 살인 사건이 일어나거나 엄청난 피해 상태가 드러나면 그거는 사실은 스토킹이 아니라 그 범주를 넘어간 거잖아요. 그랬을 때 이슈가 됐다가 또 그냥 유야무야 유야무야 이렇게 돼서…정부가 법안 낸다고 그게 바로 입법화되는 게 아니잖아요. 내부에서 의원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또 의원님들이 낸 법안이 있고 하니까 여러 개를 놓고 같이 논의를 해야 되는 상황이고 그렇습니다.]

한편 안인득은 지난 10일 법원에서 감정유치 영장을 발부받아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정밀 정신감정을 받고 있습니다. 안인득의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순간은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적 제도적 미비, 사회적 무관심등으로 엄청난 범죄사건으로 비화되고 말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스토킹 방지법, 조현병 환자 관리 시스템등 제대로 정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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