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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조폭에게 납치된 50대 부동산업자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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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PJ파’ 부두목과 술자리서 투자 문제로 다툰 뒤에 실종

온몸에 피멍, 폭행 흔적…경찰, 수면제 복용 공범 2명 검거

조직폭력배 등에게 납치된 50대 부동산업자가 온몸을 폭행당하고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1일 오후 10시30분쯤 경기 양주시 남방동 양주시청 부근 한 주차장에 주차된 BMW 승용차 뒷좌석에 박모씨(56·부동산업)가 쓰러져 재킷과 담요에 덮여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박씨는 얼굴 등 몸 곳곳에 피멍 등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고,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박씨는 지난 19일 광주광역시 지역 폭력조직인 ‘국제PJ파’의 부두목 조모씨(60)를 만난다며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두 사람은 그날 정오쯤 광주의 한 일식집에서 술을 마신 뒤 노래방으로 이동했고, 노래방에는 조씨의 공범 2명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일당은 이후 박씨를 차에 태우고 서울을 지나 경기북부 지역으로 이동했다. 서울로 이동하는 동안은 조씨의 친동생(58)이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박씨와 투자 문제로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평소 “박씨에게 거액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 이튿날인 20일 오전 7시쯤 한 행인이 서울 한강 성수대교 인도에서 박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휴대전화 액정이 깨진 상태여서 박씨 가족들은 납치를 의심하고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용의 차량을 추적, 수색한 끝에 21일 밤 박씨가 숨져 있는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어 22일 박씨의 시신이 발견된 장소 인근 모텔에서 공범 2명을 찾아냈다. 이들은 발견 당시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고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이들은 모텔 방에 가족에게 남기는 글과 시신 유기 장소와 범행을 시인하는 내용 등이 적힌 유서를 남겼다.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감금 및 상해치사 등의 혐의로 이들 2명과 운전을 한 조씨의 동생을 조사하는 한편, 조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조씨 동생 등은 구체적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씨를 호남 최대 폭력조직인 국제PJ파 부두목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는 2006년 광주에서 일어난 ‘건설사주 납치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조씨는 조직원들과 함께 2006년 11월 광주의 모 호텔 사우나에서 건설사 대표인 40대 남성을 전기충격기로 위협해 납치하고 5시간 넘게 차에 태워 끌고 다니며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피해 남성이 검찰에서 자신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하고 출소 후 홀대를 했다며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에는 국제PJ파 조직원 10명, 타 조직원 5명이 가담했다. 조씨는 5개월 넘게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07년 4월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출소 이후에도 납치·감금과 공갈·협박 혐의로 두 차례 더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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