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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사라진 오션뷰"…'다닥다닥' 붙은 아파트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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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햇빛이 들어오던 거실 창문에 갑자기 고층 건물만 가득하면 어떨까요. 현행법상 상업지역에서는 기존 건물에서 50cm만 간격을 두면 새로운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주상복합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전국 곳곳에서 입주민들의 피해와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부평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입니다.

바로 옆에는 또 신축 주상복합이 들어서면서 분양 사무실이 차려졌는데요.

그런데 이 건물 사이로 들어와 보시면요, 간격이 1m가 조금 넘습니다.

제가 서서 양 팔을 뻗어 보면 닿을 수도 있는 거리인데요.

문제는 기존에 있던 주상복합 아파트의 거실쪽 창문이 맞은편 벽을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4층짜리 아파트 옆에 17층짜리 건물이 들어선 것은 지난해 8월입니다.

햇빛이 들어오던 거실만 문제가 아닙니다.

창문들이 모두 옆 건물을 향한 집들은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지금 시간이 낮 12시가 다 되어가는데요, 방 안은 이렇게나 캄캄합니다.

불을 켜지 않으면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어두운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대낮에도 이렇게 불을 켜고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문제는 햇빛 뿐만이 아닙니다.

이쪽으로 와보시면 창문을 열면요, 바깥 쪽 건물이 훤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에 환기를 할 때 빼고는 창문은 물론이고, 커튼까지 치고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주민 : 맞은편에서 불을 켜져 있으면 무드등처럼 집이 밝아요. 말하는 소리, 노래하는 소리도 다 들려요. 아저씨가 공사할 때 저희 아들이 인사했다니까요. '안녕'하고.]

아파트 주민들은 통신 신호도 약해졌다고 주장합니다.

[성하나/주민 : 저희야 터지는 데 가서 전화하면 되는데 손님들 오면 민망해요. '여기 왜 전화 안 돼, 산골 온 것처럼' 그렇게 얘기하면…]

배달음식을 시켰을 때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달원 : 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어요. 이 건물 자체가요.]

주민들은 입주 당시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성하나/주민 : (분양사무실에) 혹시 건물 들어오는 건 아니죠, 우스갯소리로 물어봤더니 전혀 그럴 일 없다고…]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에 신축 주상복합 건축주는 답답하다는 입장입니다.

상업지역의 경우 건물 사이의 거리가 50cm만 떨어져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신축 주상복합 건축주 : 허가를 내줘서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되고. 도덕적으로는 미안하지만 실질적으로 저희도 수익을 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감수하고 있습니다.]

거실에서 해운대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 보이던 부산의 한 고층 아파트입니다.

지금 보이는 것이 해운대 해수욕장입니다.

저는 17층 베란다에 나와 있는 것인데요.

원래는 이렇게 바다 조망의 아파트였는데, 지금 앞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하얀 콘크리트 벽 그리고 창문만 보이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 쪽으로 와보시면요, 이렇게 베란다 한 켠에는 매년 4~5월이면 활짝 피는 제라늄이라는 식물이 있는데,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햇빛이 들지 않아서 꽃이 하나도 피지 않은 모습입니다.

[주민 : 얼마나 좋았는데 소파 앉으면 바다가 다 보이고. 지금 이거밖에 안 보이잖아요.]

도심 역세권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상업 지역입니다.

완공된 오피스텔 바로 옆에 또다른 오피스텔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두 건물 사이는 2m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일조권 침해는 물론, 화재 등 긴급 상황에서 안전도 우려됩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주택공급 차원에서만 접근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제라도 상업지구에 일조권 침해라든지 통풍이나 소음, 진동과 관련된 법 조항이 존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도 곳곳에서는 이렇게 좁은 간격으로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누구 하나 법을 어긴 사람은 없다고는 하지만 입주민들의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갈등이 벌어지기 전에, 보완책이 마련돼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선화, 김진광, 김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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