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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한국 IT기업들에 ‘러브콜’ 보내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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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박정호(왼쪽) SK텔레콤 사장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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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애플 등이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는 동안 PC 운영체제(OS) 윈도에 집착하다 위기에 빠졌던 MS를 다시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되살린 인물이다. 그런 그가 최근 한국 통신ㆍ전자ㆍ게임 업계의 수장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MS의 부활을 이끈 클라우드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콘텐츠, 정보기술(IT) 경쟁력 등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을 파트너로 적극 영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델라 CEO는 지난해 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만난 데 이어 최근에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5G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만난 장소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MS 본사로, 이 자리에서 MS 임원진은 직접 박 사장에게 MS 사업 현황과 방향성, 세계 주요 통신사들과의 협력 관계를 설명했다. MS 측은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까지 소개할 정도로 SK텔레콤의 5G 인프라와 기술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과 나델라 CEO는 향후 각 사의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정기적으로 만남을 갖기로 했다.

나델라 CEO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펼치고 있다. MS는 클라우드 시장 2위인 ‘애저’를 운영 중인데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이용자가 일일이 게임을 설치할 필요 없이 가상공간인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해 다양한 게임을 불러내 사용하는 서비스다. 구글과 애플도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든다. MS는 애저에 소니 게임을 올리는 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기업인들과의 잇따른 만남도 클라우드용 콘텐츠 확장을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클라우드 안의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 ‘5G’가 상용화된 영향도 크다. SK텔레콤의 경우 5G 인프라뿐 아니라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실감형 미디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옥수수’, ‘플로’ 등 영상과 음악 콘텐츠 스트리밍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등 시장성이 입증된 대표 게임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IT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돼 있지만 아직 클라우드 플랫폼 활용력은 부족한 상태라 그만큼 클라우드 시장의 잠재적 성장성이 크다”며 “MS가 콘텐츠나 기술력이 풍부한 한국 시장에서 기업들과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맺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