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기자수첩] 무시 못 할 화웨이 저력… 최후 승자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중국 화웨이에 대한 우려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계열사들을 거래제한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사실상 미국 기업과의 거래는 당분간 완전히 끊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구글, 퀄컴, 인텔 등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비롯한 칩셋 업체들이 거래를 중단하면서 당장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여기다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도 화웨이와 거래를 끊기로 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화웨이의 양대 주력사업 가운데 하나가 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다른 축인 통신장비 사업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화웨이는 글로벌 40여개 통신사업자와 5세대(5G) 통신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화웨이의 주요 통신장비 고객이 유럽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압박 강도가 거세질수록 화웨이와 계약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사방에서 화웨이를 조여오자 국내에서는 이해득실을 따져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혜주는 주로 삼성전자다.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경쟁사의 후퇴는 일보 전진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당장 화웨이의 손실이 불 보듯 뻔한 것도 한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달 방문한 화웨이 본사와 연구개발 캠퍼스를 떠올려 보면 '과연 지금의 상태가 오래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화웨이는 총 8만7000개가 넘는 보유 특허 가운데 5G 표준필수특허 1500개 이상, 5G 표준 개발 기술 기여도 1만1000개 이상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지난해 R&D 투자액은 약 17조원에 이른다.

따라서 미국의 압박은 지금 당장 화웨이를 힘들게 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막대한 R&D 투자를 통해 화웨이가 반도체부터 칩셋, 각종 부품,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으로 성장한다면 나중에 후회하는 쪽은 오히려 미국이 아닐까. 화웨이의 저력을 결코 얕잡아봐서는 안된다.

syj@fnnews.com 서영준 정보미디어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