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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과로사 이은장 집배원 출퇴근 시간 조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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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배노조·신창현 의원

“특정시간 전산기록 지시

2~4시간 무료노동 증거”

무기계약직 집배원으로 일하다 지난 13일 돌연사한 이은장씨가 ‘무료노동’에 시달린 정황을 드러내는 증거가 나왔다. 집배노조는 이 같은 일이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산입력된 이씨의 출퇴근 기록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17년 12월 이씨의 출근일은 총 23일이었는데 토요일을 제외한 모든 평일 출근 시간이 오전 7시 정각으로 기록됐다. 집배노조는 “실제 출근시간은 더 일렀지만 특정시간으로 출근 등록을 하라는 지시에 맞춰 전산등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외에도 다양하게 불법·편법으로 노동시간 감축 꼼수가 행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씨가 숨지기 직전인 지난달까지도 이 우체국 정규직 집배원의 초과근무 현황이 조작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인지방우정청 소속 한 우체국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이씨와 같은 무기계약직 집배원이 하루 2~4시간의 초과근무를 했지만 모두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집배노조 최승묵 위원장은 “ ‘숨겨진’ 장시간 중노동이 잇따른 집배원 사망 원인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우편요금 억제와 정원 통제, 예산 제약을 통해 문제를 방치해 집배원의 과로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장시간 노동을 우정사업본부가 고의로 축소하고 조작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무료노동으로 미지급한 추가수당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 노동부는 집배원 노동시간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지만 ‘무료노동’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도 이날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전국 지부장 상경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집배원 과로사 근절과 완전한 주 5일제 쟁취 등을 요구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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