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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수사권 조정의 ‘암초’ 정보경찰, 왜 문제되나- ⓷베일에 쌓인 실체와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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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등에서 예산지원... 정확한 정원도 안갯속

불법 정치개입과 과도한 권한남용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정보경찰’은 규모면에서는 의외로 단촐(?)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정보경찰의 숫자는 3000여명 수준이다.

하지만 경찰의 조직을 잘 하는 사람들은 ‘정보경찰 3000명설’에 전혀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그 두배는 된다고 보는 사람부터, 1만명선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의견도 있다.

전직 경찰간부 출신인 B씨는 “외근 정보경찰만 해도 3000명을 넘을 것”이라면서 “조직 규모를 대폭 축소해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같은 뿌리였고 업무성격이 유사한 보안과 소속 경찰관도 정보경찰 수 산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직 정보경찰 출신인 P씨 역시 “전국 지방청에 설치된 정보과 정원을 보면 대략 인구 1만명당 1명꼴”이라며 “대략 5~6000명선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과거 언론보도 등으로 확인되는 정보경찰관 수는 부산청이 280여명, 충북청이 200명, 인천청이 230명 정도로 해당 자치단체 인구 1만명당 1만명 수준이다.

현직 정보경찰관은 H씨는 “한때 정보과와 보안과 인력이 수사과 인력의 70%선에 달했던 적도 있다”면서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상당히 줄었다”면서도 "3000명은 분명히 넘는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전국 각 경찰관서에 배치된 수사경찰의 수는 2만명에 조금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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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경찰의 숫자를 가늠할 수 없는 것은 투입되는 예산 규모를 알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찰 예산 뿐만 아니라 정부 각부처에 정보경찰 예산이 분산돼 있다는 것이다.

정보경찰에 들어가는 재원이 불투명한 이유는 예산의 상당부분이 국정원 등 다른 기관에서 지원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정원 예산은 여러 행정기관에 '특활비' 형태로 분산된 경우가 많아 더욱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전직 경찰간부 B씨 “정보경찰은 급여와 비슷한 수준의 활동비를 따로 지급받는다”면서 “대부분 국정원에서 지원받는데, 국정원 예산은 특활비 등 다른 행정기관에 분산된 경우가 많아 그 규모를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국정원 예산도 오리무중인데, 그것이 다시 정보경찰에 지원되니 더 알 수 없다는 결론인 셈.

예산과 인력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렵다는 것일 수도 있다. 문민통제의 핵심이 인사와 예산의 통제이기 때문이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47)은 “민생치안에 투입되야 할 경찰력이 정보경찰같은 시국치안에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정보경찰을 폐지하든 대대적인 개혁을 하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ajunews.com

장용진 ohngbea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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