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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럭비협회 수뇌부 잇단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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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금 기자의 무회전킥]

대표팀 외국인 전 감독 임금소송에 협회 패소

법원 “보고의무 불성실 인정하기 어렵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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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럭비협회(이상웅 회장)의 럭비공 행보가 또 자기 발등을 찍었다. 잘못 꿰진 단추의 악순환이다.

대한럭비협회는 최근 존 윌리엄 월터스 전 한국럭비대표팀 감독이 낸 임금반환 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럭비협회의 월터스 감독 해임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며, 2017년 9월초부터 11월까지의 급여 3650만원, 디온 데이비드 무어 코치의 임금 2434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2016년 말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월터스 감독의 해임 사유는 성적부진, 보고 불철저, 선수 관리 미흡 등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럭비협회의 주장을 일절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월터스 감독이 2017년 상반기 국제대회 전패를 기록한 것과 5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과정에서 집에서 출퇴근하고, 선수들 숙소에 가족을 데려온 것을 두고 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협회가 계약서 영역본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고, 계약 내용을 설명해 주었더라도 보고(report)의 영문 해석에 서면 제출을 못 박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럭비협회의 무리한 소송전이나 뒷감당 못하는 일 처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럭비협회는 국가대표팀의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후원한 최아무개 부회장을 여러번 내치려다 실패했다. 2017년 9월 대의원회에 해임안을 상정했다 부결되자, 2017년말과 2018년말 자체 공정위원회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며 해임했다. 하지만 두번 모두 대한체육회의 (직권남용) 무혐의 판정으로 무효가 됐다.

내쫓는데 실패하자 이번에는 후원금을 내지 않는다고 최 부회장 쪽을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걸었다. 2016~2017년 8억원 넘게 후원한 부회장을 자르기 위해 혈안이 됐다가, 이번에는 ‘돈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럭비협회 수뇌부의 처신은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잠재적 회장 후보를 견제하는 것이라면 치졸하다.

한국 럭비는 오는 11월 2020 도쿄올림픽 7인제 출전권 1장이 걸린 아시아예선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상층부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최근 몇 년간 바람 잘 날이 없다. 말 한마디나 사과 등 정치적 제스처로 풀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월터스 감독의 소송은 협회에 재정뿐 아니라 뉴질랜드 정부의 실망 등 국제적 신뢰에도 상처를 줬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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