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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ㆍ영국ㆍ대만 기업들도 화웨이와 줄줄이 거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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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올 여름 발매 예정인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인 P30 프로. NTT도코모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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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인해 일본은 물론 영국, 대만 기업들이 줄줄이 화웨이를 외면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화웨이 제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입금지 조치에 따라 대상 제품과 관련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는 결정을 사내에 알렸다고 NHK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이 23일 보도했다.

파나소닉 측은 이와 관련해 “현재 미국 조치의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우리로서는 그 내용을 준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상 제품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했다. 파나소닉은 스마트폰 제조와 관련한 부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의 조치에 반할 경우 해당 업체엔 벌금 등이 부과될 수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 100여 개의 일본 기업들로부터 약 7,000억엔(약 7조5,800억원) 상당의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 업체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에 필수적인 축전기(콘덴서)와 특정주파수 전파를 송수신하는 데 사용되는 표면탄성파(SAW) 필터를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진 무라타(村田)제작소는 “현 상황에서는 (미국 조치의) 영향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축전지를 출하하고 있는 교세라도 “영향의 크기를 포함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일본 3대 이동통신업체들은 23일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신제품 발매를 무기한 연기하거나 예약 정지를 발표했다. 업계 2위인 KDDI와 3위인 소프트뱅크는 오는 24일 화웨이의 스마트폰 신제품 P30 라이트를 발매하려던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들은 미국의 제재로 구글이 화웨이에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화웨이 스마트폰의 안전성과 이용 편의성 등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계 1위인 NTT 도코모도 올 여름 발매 예정인 화웨이 스마트폰 P30 프로에 대한 예약 접수 중단키로 결정했다.

화웨이는 인터넷 쇼핑몰과 가전 양판점을 통해 판매하는 스마트폰은 예정대로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거대 이동통신업체들의 조치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화웨이 스마트폰의 일본 출하대수는 전년(2017년) 대비 63% 증가한 188만4,000대로 일본 내 점유율 5위를 기록했다.

영국의 최대 이동통신사인 EE가 이달 중 시작하려고 했던 5세대 이동통신(5G)와 관련해 화웨이 스마트폰인 메이트 20X의 출시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또 다른 대형 이동통신사인 보다폰도 7월 시작 예정인 5G서비스와 관련해 화웨이 스마트폰의 사전예약 주문을 보류하기로 했다. 영국의 세계적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도 직원들에게 화웨이 및 자회사와 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대만에서도 중화텔레콤과 타이완모바일, 파이스톤, 아시아퍼시픽텔레콤, 타이완스타텔레콤 등 5곳의 이동통신사가 전날 화웨이의 신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존 스마트폰 제품은 계속 판매하기로 했다.

한편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인터넷판인 환추왕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중국어판 공식사이트에 성명서를 게재,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우리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일본 언론들이 전한 거래 중단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일본 언론이나 파나소닉 공식 홈페이지에선 기존 보도를 부인하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