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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프리즘]스타트업 운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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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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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스타트업 A사는 글로벌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양산업체, 자재 공급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걸림돌이 생겼다. 대량 생산을 위한 초기 운전자금이 부족했다. 유동성 이슈가 스타트업 A사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A사는 국내 제조 기반 스타트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누적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해외 유명 전시회 수상 등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스타트업 특성상 외부 투자를 제외하고는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하기란 쉽지가 않다. 세계 유수 업체와의 공급 계약은 스타트업이 지향하는 방향 가운데 하나다. 기술력을 인정받는 셈이다. 제품을 주문하면 대금은 나중에 들어온다. 대금은 대체로 2개월 후 지급된다. 이 기간에는 매출 채권으로 유동성을 보전해 준다. 문제는 앞단이다. 구매 주문은 3개월 전에 들어온다. 제품을 만들어서 주문한 사람에게 보여 줘야 한다. 프로젝트 하나를 이행하기 위해 5개월이 걸린다. 자금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이 견뎌 내기에는 가혹하다. 주문을 받고도 생산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

A사 대표는 “회사 성공이 목전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제조 스타트업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새로운 투자처와 정책 기관을 찾고 있지만 담보가 없어 은행권 대출은 거절당했다.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에서는 이미 사용 한도가 넘었다는 답변만 돌아온다. 기존 제조업 지원 정책으로 공장, 설비 등 시설 자금은 안전망이 갖춰 있다. 이에 비해 제조가공비를 비롯한 운전자금 지원은 열악한 실정이다.

전통 제조업체와 달리 제조 기반 스타트업은 생산 공장을 초기부터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양산해 줄 거래처를 찾아다닌다. 담보는 신용과 기술력이다. 이를 인정해 주고 양산해 주는 곳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스타트업 지원 정책은 쏟아지지만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이 절실하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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