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외나무 다리, 세상과 이어주는 영주 무섬마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서울신문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 다리는 350년 동안 세상과 마을을 이어주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시인 조지훈의 흔적, 폭 25cm 외나무 다리 그대로

“십리라 푸른 강물은 휘돌아 가는데 / 밟고 간 자취는 바람이 밀어가고” <조지훈의 시, 별리(別離) 중에서>

영주의 무섬마을을 노래한 조지훈(1920-1968)의 시다.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로 시작되는 <승무(僧舞)>를 비롯하여 <고풍의상>, <봉황수> 등 우리 귀에 꽤나 익숙한 작품을 지은 조지훈은 혜화전문학교(동국대학교 전신)에 다녔다.
서울신문

무섬마을은 집성촌으로 예전 생활 양식 그대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마을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당시 동학(同學) 친구였던 김용진의 본가가 영주 무섬마을이어서 방학 때마다 이곳에 들른다. 그리고 인연은 이어진다. 1939년 독립운동가였던 무섬마을의 선비 김성규의 장녀 김난희에게 장가를 든다. 스무 살 앳된 신랑은 사랑을 찾아 외나무다리를 건넜다. 예나 지금이나 양반마을이 아니라 선비마을이라 불리는 영주의 무섬마을, 그리고 외나무 다리다.
서울신문

무섬마을은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로 하루종인 안온하고 평온한 마을 풍광을 지니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선 경상북도 영주로 가는 길부터 만만치는 않다. 서울 시내에서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려도 3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중부고속도로에 차를 올려 중앙고속도로로 길을 바꾼 뒤 영주IC로 빠지고도 한참이나 길을 가야 드디어 문수면 수도리가 등장한다. 그리고 곧이어 무섬마을로 안내하는 다리가 나온다. 오직 튼튼하게만 지은 듯한, 1983년에 들어선 총연장 180m, 폭 5.5m의 현대식 콘크리트 다리인 수도교(橋)다. 무섬마을 안으로 이제야 접어든다.
서울신문

조선 중, 후기 양식의 고택이 무섬마을에는 많이 있어 흡사 과거로 돌아온 듯 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지(奧地) 무섬마을, 3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물돌이 마을

무섬마을은 경상도에 위치한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마을의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지형) 중의 하나다. 안동 하회마을을 비롯하여 예천의 회룡포 등이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들인데, 그 중에서도 무섬마을은 마을 깊이로는 첫 손에 꼽힐 만큼 내륙 중의 오지로 불렸다. 오죽하면 ‘물 위의 섬’이라 불러 ‘무섬’을 마을이름으로 지었을까?

낙동강에서 옆으로 뻗쳐 흐르는 내성천과 영주천이 무섬마을에서 합해져 인근의 태백산과 소백산을 한 바퀴 휘돌아 나가고, 마을 뒷면으로는 숲이 우거지고 앞으로는 백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러하니 한 번이라도 무섬마을 외나무 다리를 건너온 사람이라면 고즈넉한 마을 풍광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다.
서울신문

무섬마을의 골목길을 걷다보면 이름 모를 꽃들과 나무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무섬마을은 1666년 반남(潘南) 박씨인 ‘박수’가 마을에 터를 닦은 후 예안 김씨 가문이 박씨 문중과 혼인하면서 오늘날까지 두 집안의 집성촌으로 남아있다. 입향조(入鄕祖)인 박수 어른이 만든 만죽재(晩竹齎)를 비롯해 19세기 말 의금부 도사를 지낸 김낙풍이 지은 해우당 고택, 김규진 가옥, 김위진 가옥 등 9점이 경상북도 문화재자료와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신문

무섬마을에는 만죽재, 해우당을 비롯하여 조선 선비들이 거주하던 가옥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폭 20~25cm, 높이 60cm로 만들어진 외나무다리는 수도교가 들어서기 전까지 350년 동안이나 무섬마을과 세상을 이어주었다. 지금의 외나무다리는 2005년에 복원한 것으로 무섬마을의 현재와 과거를 여전히 연결해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무섬마을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영주 부석사, 소수서원을 오전에 방문한 뒤에 천천히 오후 반나절을 쉬고 싶다면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특히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라면

3. 가는 방법은?

-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로234번길 31-12

- 일반 버스 20, 무섬마을 행

4. 감탄하는 점은?

- 좁디 좁은 외나무다리와 비껴 다리, 조선 중기의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택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생각보다 방문객들이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것은?

- 만죽재, 해우당, 각종 한옥들. 외나무 다리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영주 축협 한우프라자, 묵호문어집, 명동감자탕, 일월식당, 약선당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musum.kr/home/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부석사, 소수서원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무섬마을은 관광지가 아니라 지금도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이다. 그러하기에 여느 관광지와는 다른 생활의 공간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곳이다. 조용하고 평온한 쉼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추천!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웰 메이드 N], 재미있는 세상[나우뉴스]

    ▶ [인기 무료만화] [페이스북]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