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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세계적 수준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 집합체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상용화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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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된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혈액제제'와 독감과 수두 등 '백신' 분야에 이르는 필수의약품 국산화를 이끌어 왔다. 이같은 노력은 결과적으로 혈액학과 면역학 분야의 기술력 축적을 가져와 기존 품목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혁신 신약개발과 연구개발 시설의 현지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 품목 업그레이드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예는 현재 상용화를 위한 최종 임상 단계가 진행 중인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GC1102(헤파빅-진)'이다. 이 약물은 그 동안 GC녹십자가 혈우병치료제, 헌터증후군 치료제 등을 개발하면서 축적해온 세계적 수준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의 집합체다.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 성분으로 혈액(혈장)에서 분리 정제해 의약품으로 만들어진다. GC녹십자의 '헤파빅'이 국산 대표 제품으로 통상 이 약물은 간이식 환자의 B형 간염 재발을 예방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헤파빅-진은 기존 제품인 '헤파빅'에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을 붙여 만든 가칭에서 보여주듯이 기존 혈장유래 방식과 달리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이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인슐린, 성장호르몬 등 의약품 개발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에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적용된 성공 사례는 없다.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 있는 헤파빅-진이 의약계에서 큰 관심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헤파빅-진은 기존 혈장유래 제품보다 항체의 순도가 높고 바이러스 억제 능력도 뛰어나 약물 투여시간을 기존 제품의 60분의 1 수준까지 줄여줄 수 있다. 실제로 이 약물은 이러한 개선점을 인정받아 지난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기도 했다.

차세대 혈우병 치료제도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혈우병(hemophilia)은 X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의 선천성 또는 유전성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 내의 응고인자(피를 굳게 하는 물질)가 부족하게 되어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이다. 전세계 혈우병 환자수는 약 40만명 정도로 보고된다. 2017년 혈우병백서에 따르면 국내 혈우병 환자는 2398명이다. 글로벌 리서치업체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2017년의 A형 혈우병 치료제의 전 세계 시장규모는 연간 8조2000억원이지만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져 2020년에는 약 17% 증가한 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0년 개발된 그린진에프는 3세대 유전자재조합 A형 혈우병 치료제이다. 제조 공정과 최종 제품 모두에 알부민과 혈장단백이 포함되지 않은 의약품으로 사람 혹은 동물 유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잠재적인 위험성을 완전히 제거해 안전성을 한층 높였다.

또 GC녹십자는 혈우병 환자들의 보다 나은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차세대 혈우병치료제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개시한 혈우병 항체치료제 'MG1113'이 있다.

이 치료제는 부족한 혈액 내 응고인자를 주입하는 기존 치료 방식과 달리 응고인자들을 활성화시키는 항체로 만들어진 혈우병 항체치료제로 기존 약에 내성이 생긴 환자도 사용이 가능하며, A형과 B형 혈우병에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또 피하주사가 가능해 약물 투여 횟수와 통증이 줄어들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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