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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변호사의 노동법률 읽기] 출퇴근 재해의 판단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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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바른 김보라 변호사

출근길에 자가용을 이용하여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직장으로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로 다친 A는 업무상 재해로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출퇴근 중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발생한 사고만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개정 전 산재보험법 조항에 대하여, 2016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출퇴근 재해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도록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 개정되어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에 따라 공무원, 교사, 군인 뿐 아니라 일반 근로자도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 하던 중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게 되었고, 이와 관련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승인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위 A는 현행 산재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만약 A가 퇴근길에 아르바이트를 마친 고등학생 자녀를 데리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었다면 그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지 않는다. 산재보험법 및 시행령, 근로복지공단의 '출퇴근 재해 업무지침'에 의하면, 통상의 출퇴근 재해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1) 주거와 취업 장소 사이의 이동 또는 한 취업 장소에서 다른 취업 장소로의 이동 중 2) 취업과 관련하여(업무에 종사하기 위해 또는 업무를 마친 후에) 3) 사회통념상 통상적인 경로 및 방법에 따라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해야 한다.

출퇴근 중 통상적인 경로를 벗어나거나 출퇴근과 관계 없는 행위를 하는, 출퇴근 경로의 '일탈 또는 중단'이 있는 경우에는 사적인 행위가 원인이 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출퇴근 재해가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일탈 또는 중단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다음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출퇴근 재해로 인정된다.

① 퇴근길에 경로를 벗어나 가격이 더 저렴한 대형마트에서 식료품을 구입하는 것과 같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 행위'를 위한 이동 중 발생한 재해는 출퇴근 재해로 인정되고, ② 학교나 직업교육훈련기관에서 직업능력 개발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이나 훈련 등을 받는 행위도 일탈·중단의 예외로 인정된다. 그러나 퇴근길에 직업능력과 무관하게 취미활동, 체력증진을 위해 요가 학원으로 이동 중에 재해가 발생했다면, 이는 출퇴근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리고 ③ 출근길에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에 참여하는 등 선거권이나 국민투표권의 행사를 위해 이동 중 발생한 재해 및 ④ 근로자가 사실상 보호하고 있는 아동 또는 장애인을 보육기관, 교육기관에 데려주거나 해당 기관으로부터 데려오는 행위 중 발생한 재해는 출퇴근 재해로 인정되지만, 자녀를 교육기관이 아닌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데려오는 행위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에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 외에도 ⑤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에서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목적으로 진료를 받는 행위, ⑥ 근로자의 돌봄이 필요한 가족 중 의료기관 등에서 요양 중인 가족을 돌보는 행위를 위해 이동 중 발생한 재해는 출퇴근 재해로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이 예외가 인정되는 출퇴근 경로의 일탈·중단에 해당하더라도 그 전 과정이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이동 중'의 재해만이 출퇴근 재해로 인정된다. 따라서 장을 보던 중 마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나 투표장소, 의료기관 등에서 발생한 부상은 이동 중 재해에 해당하지 않아 출퇴근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한용수 기자 hys@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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