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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흔한 회전근개파열, 합병증 위험 높아… 조기진단땐 수술없이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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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신광순 병원장이 회전근개파열 합병증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장덕한방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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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책상에 앉아 하루를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어깨 통증은 만년 고질병이다. 직장인 정민수(54)씨는 가끔 욱신거리는 어깨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겼다. 통증에 대처하는 정씨의 방법은 진통제와 파스, 마사지였다. "쉬면 낫겠거니"하는 정씨의 생각은 오산이었다. 처음엔 뻐근하고 욱신거릴 뿐이었던 어깨 통증은 갈수록 심해져, 곧 옷을 입거나 벗기 위해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조차 힘들어졌다. 특히나 밤이면 통증이 더해져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였다.

50대인 정씨는 오십견이 왔구나 싶었다. 오십견을 겪고 있는 주변 50대 지인들은 "버티면 절반 이상은 자연 치유된다"고 했다. 병원에 가면 수술부터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정씨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에 걱정이 앞섰다. 참으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인터넷에서 검색한 방법대로 스트레칭을 하며 버텼지만, 고통은 날로 심해질 뿐이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정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오십견이 아닌 '어깨 회전근개파열'이었다.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주머니에 염증이 생겨 일어난다.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관절을 감싼 회전근개 힘줄이 '섬유화'되며 끊어지는 증상이다.

섬유화란 힘줄이 오랜 시간 굳어져 탄력이 저하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깨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극상근·극하근·견갑하근·소원근 등 4개 근육을 뜻한다. 나이가 들며 힘줄이 딱딱해지며 근육과 관절을 이어주는 힘줄이 조금씩 끊어지는 것이다.

섬유화는 힘줄의 노화현상으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지만, 자연스러운 진행은 해가 되지 않는다. 다만 비정상적인 진행으로 인해서 빠르게 나타난다거나 오랜 시간 누적될 경우 회전근개파열·충돌증후군·석회성건염·근막통증증후군 등 여러 질환으로 번질 수 있다.

의료 관계자들은 "오십견보단 회전근개파열이 더욱 흔하다"고 말한다. 두 질환은 증상이 유사해 헷갈리기 쉽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젖히기가 어렵고 △팔을 아래에서 들어올리면 귀에 닿지 않고 △자려고 누울 때 팔이 불편해 베개로 받쳐줘야 하고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진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심각성은 다르다. 오십견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어깨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해주면 1년 내로 회복되는 일도 흔하다. 그러나 회전근개파열은 힘줄이 한 번 파열되기 시작하면 치료 없이는 힘줄의 두께가 회복되기 힘들다.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파열된 부위가 점점 커져 어깨를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손상된 힘줄을 찾아내 재발하지 않도록 치료해야 한다.

정씨의 경우 병원 방문을 차일피일 미루다 바른 진단이 늦어져 문제를 키운 셈이다. 16년간 어깨치료센터를 통해 5만명 이상 환자를 진료해온 장덕한방병원 신광순 병원장은 "섬유화로 인한 통증은 쉬거나 스트레칭, 찜질을 하는 등 단순한 물리적 노력으로는 낫지 않는다"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크거나 증상에 차도가 없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파열이라는 단어가 염려스러워 수술을 해야 하는지 묻는 일이 많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았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도 힘줄 상태에 맞춰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회전근개파열 환자들은 노폐물을 녹여내고 굳어진 힘줄을 풀어주는 등 섬유화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어깨 힘줄을 다시 고무줄처럼 유연하고 탄력 있게 만드는 것이다.

신 병원장은 "여러 방법으로 어깨 통증을 해결하지 못했거나 통증을 무조건 참고만 있다면, 본인의 증상을 적극적으로 살피고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수술 없는 치료가 가능하다"며 "회전근개와 어깨 주변 조직의 섬유화로 전반적인 통증을 일으킬 경우 두 가지 이상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어깨의 전반적인 상태를 포괄적으로 진단해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민혁 기자(behereno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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