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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젠 '바이오 한류' 의약품 年 수출액 5조원 시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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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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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부터 복제약까지 우리나라 의약품의 수출 5조원 시대가 열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양분하고 있는 1400조원 규모 세계 의약품 시장에 '바이오 한류' 바람이 부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약품의 해외 수출 규모는 10년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졌다. 2017년 의약품 해외 수출 총액은 40억7126만달러(약 4조6025억원)로 전년보다 30.5% 증가했다.

지난 2008년 우리나라 의약품 수출 규모는 1조2666억원였다. 10년 새 263%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을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바이오 한류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 제약·바이오 수출은 자동차(17%), 철강(14.2%), 선박(-50.7%), 휴대폰(-52.1%)을 제치고 반도체(286.5%)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가파른 성장에 정부의 육성 의지도 강하다. 정부는 지난 4월 비메모리,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바이오 등 3대 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워 세계시장 선도 기업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15일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바이오헬스 산업은 제2의 반도체 같은 기간산업으로 충분히 육성할 수 있는 분야"라며 "연구개발, 시장진입 지원 등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한국 의약품 미국·유럽에 수출 증가

국산 의약품의 수출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전 세계 의약품의 절반이 소비되는 나라다. 의약품 판매 가격이 높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는 시장이다.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이 미국에 수출하는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 규모는 2017년 3억8600만달러(약 4364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232% 증가한 금액이다. 바이오 시밀러, 보툴리눔 톡신 제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수출이 급격히 늘어난 덕분이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 내 의약품 소비 5대 국가로 평가되는 독일(173%), 네덜란드(487%), 프랑스(189%), 영국(3202%)에서도 국산 바이오 의약품 수출은 증가했다.

우리나라 바이오 의약품은 무역흑자도 기록했다. 2017년 바이오 의약품 수출액은 총 1조5471억원으로 바이오 시밀러 등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1조2000억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등 독소·항독소 의약품 1153억원이 차지했다. 흑자 규모는 전년보다 108.3% 증가한 3687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 의약품 수출 1위 품목은 셀트리온 '램시마원액', 2위는 셀트리온 '트룩시마원액'이다. 전체 바이오 의약품 수출 실적의 66.7%를 차지했다. 여기에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 대웅제약 '나보타주' 등 보툴리눔톡신제제가 2015년부터 2년 연속 100% 이상의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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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 인정 받아 수출 기간 단축

해외 수입국들이 우리나라 의약품의 품질을 인정하면서 수출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유럽연합(EU)은 이달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국을 'EU 화이트리스트(GMP 서면확인서 면제 국가)'로 등재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우리나라 제약·바이오기업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운영이 EU와 동등한 수준으로 확인돼 유럽 내 원료 수입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의미다. 앞으로 우리나라 원료의약품 생산기업은 유럽 수출에 걸리는 시간을 약 4개월 이상 단축할 수 있다.

특히 EU는 의료보장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복제약을 장려하고 있어 복제약과 원료 생산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서도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EU 화이트리스트 등재 국가는 스위스, 호주, 일본, 미국, 이스라엘, 브라질, 한국까지 총 7개국이다.

더불어 복제약 중심의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이나 아세안 시장 수출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달 우즈베키스탄 보건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의약품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제도를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미국·유럽·일본 등과 우리나라 의약품 생산품질 수준을 동등하게 취급하면서 현지 생산공장 유치 등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의약품 시장은 연간 약 1조원 규모로 해외 진출 틈새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등재는 우리나라의 국가 신인도 향상과 국내 제약 산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한 쾌거"라며 "제약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 행보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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