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군 지휘부 오찬간담회에서 “대한민국 정부와 우리 대통령님의 탁월한 리더십 덕분에 한국군의 역사적 수준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고, 이로 인해 한미동맹의 전반적인 능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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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주한미군 관련 전문가는 “한국이 미국산 무기 구입 순위 2위 국가라는 점에 비춰볼 때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한국에 ‘무기를 더 많이 사달라’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한·미 양국이 현재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한다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압박성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미국산 무기 구입을 독려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 ‘긴장 완화’라는 9.19 군사 합의의 취지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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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분야 전문가인 한 예비역 육군 대령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우리 대통령과 만나는 자리에서 대놓고 그런 취지의 발언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전문가의 말처럼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역사적인 수준의 투자’라고 발언한 것 자체에 이견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 표현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영어로 발언한 것을 통역한 다음 다시 한 번 의역한 표현”이라며 “그 과정에서 원래 발언의 취지와는 조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당시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Under your administration and your leadership, the Republic of Korea Armed Forces enjoy historic levels of resourcing, which makes our alliance stronger and prepares us for any potential crisis or future threat”라고 말했다.
원문을 보면 ‘resourcing’이라는 단어가 ‘투자’로 번역됐다. resourcing을 직역하면 ‘자원 확보’다. 그러나 통역 담당자가 보다 받아들이기 쉽고 와닿는 표현을 쓰기 위해 ‘투자’라고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 영어영문학 전문가는 “‘역사적인 수준의 ’지원‘을 단행한다’ 정도라고 했으면 가장 적절한 통역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해서 투자라는 통역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라며 “‘관심과 노력을 투자한다’는 의미에서 resourcing을 ‘투자’라고 통역할 수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측도 ‘금전적인 부분만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언급한 resourcing이 금전적 부분의 지원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인력 교류 등 여러 가지를 통틀어 이야기한 측면이 크다”고 해명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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