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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우보세]오르는 연체율 뒤집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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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우리가 보는 세상]연체율은 무조건 낮으면 좋은가

금융권의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는 목소리가 부쩍 많아졌다.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자영업자)대출의 부실 위험에 대한 경고가 주를 이룬다.

3월말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84%로 작년말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자영업대출 연체율도 0.12%포인트(0.63%→0.75%) 올랐다. 연체율이 오른다는건 그만큼 부실의 위험이 커졌다는 신호다. 주의깊게 관찰해야 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연체율에 대한 지나친 우려가 가져올 부작용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은행을 비롯해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 핵심은 '담보 잡고 편하게 이자 장사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담보가 있거나 돈 떼일 염려가 없는 우량고객에게만 대출해주고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에겐 문턱이 높다는 지적도 많다.

포용적 금융, 혁신금융, 금융의 자금중개 기능 회복 같은 정책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금융권이 그동안 대출하지 않았던 개인과 기업에게도 문을 열자는게 이 정책들의 목표다.

포용적 금융과 혁신금융을 위해선 금융회사가 그만큼 리스크(위험)를 부담해야 한다. 그동안 외면했던 상대적 저소득, 저신용자나 담보도 없고 업력도 짧은 개인사업자, 스타트업, 중소기업에게도 돈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연체율은 높아지고 부실채권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최근의 연체율 상승이 포용금융과 혁신금융을 실천한 결과란 얘기는 아니다. 금융당국이 면밀히 분석해봐야겠지만 우리 금융권이 아직 그렇게까지 변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으니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너무 힘이 실리면 이제 막 땅을 뚫고 나오려는 포용금융, 혁신금융의 싹을 자를 수도 있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금융부 / 사진=인트라넷




게다가 지금의 연체율이나 부실채권비율이 위험 수위는 아니다. 3월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5년전(2014.3월말 1.73%)의 절반 수준이다. 작년말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0.97%)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았다. 미국 은행들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미국 상업은행들의 평균 연체율은 작년말 2.34%(컨슈머론 기준)였다.

눈여겨볼 점은 미국 은행들은 연체율이 높은 대신 ROE(자기자본이익률)도 높다. 평균 11.99%였다. 국내 은행들도 미국처럼 리스크를 좀 더 떠안는 대신 이익률을 높이는 영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국내 은행들은 지나치게 리스크를 회피해 왔다.

김진형 기자 jh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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