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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은 아들 안쓰러워" 의정부 일가족 참변, 온정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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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일가족 3명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경기도 의정부시 한 아파트.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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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의 빚에 내몰린 상황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지는 바람에 홀로 남은 의정부 한 가정의 중학생 아들을 돕고 싶다는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A씨(50)의 아들을 돕고 싶다며 2명의 시민이 수사팀에 연락해왔다. 경찰은 아들의 심리 치료 지원 등 피해자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 케어팀’에 이들을 연결했다.

중앙일보에도 독자 유은미(48·주부·경기도 성남시)씨가 뉴스를 보고 A씨의 아들을 돕고 싶다며 연락해 왔다. 유씨는 “중학생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혼자 남겨진 중학생 아들이 너무도 안쓰러워 후원하고 싶다”고 알려왔다. 유씨는 “작은 도움이나마 남겨진 아이에게 전하고픈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부모가 돌봐
현재 A씨의 중학생 아들은 의정부 집 인근 서울 도봉구에 사는 조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후 충격에 빠진 중학생 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수사팀은 연락을 중단한 상태”라며 “현재 경찰 케어팀에서 아들의 심리적 안정과 지원 방안 등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A씨 아들은 경찰 조사에서 “새벽까지 학교 과제를 하다가 잠들었고 어머니가 깨우지 않아 늦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가족들이 숨져 있어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진술이 현장 정황 등에 비춰볼 때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A씨 아들은 경찰에서 19일 오후 4시쯤 부모님이 집에 왔고 집안의 어려운 경제적 사정에 대해 자신을 제외한 3명이 심각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안 평소 분위기상 중학생인 아들은 심각한 대화에서 빠져 방 안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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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3명이 사망한 의정부 아파트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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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사건 발생 전 가족의 보험이나 채무, 의료기록 등을 토대로 가족을 숨지게 한 유력한 용의자인 숨진 남편 A씨의 범행동기를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장 큰 범행 동기로 보이는 2억원의 1, 3 금융권 채무 외에도 채무가 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A씨가 주변인들에게 급히 돈을 빌리려 했던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은 보험 문제나 주변인, 가족 간 관계, 의료기록 등을 분석해 사건 전 이 가족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도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 약독물 검사 결과 기다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에 묻은 혈액의 유전자 검사, 시신 약독물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씨의 시신에서는 흉기로 자해하기 전 망설인 흔적인 주저흔, 고등학생 딸의 시신 손등에는 흉기 공격을 막으려다 생긴 베이고 찔린 가벼운 방어 흔적 2개가 발견됐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A씨가 부인(46)과 딸을 살해한 후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3개의 흉기는 모두 A씨나 가족이 평소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20일 오전 11시 30분쯤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A씨와 아내, 딸 등 일가족 3명이 숨져 있는 현장을 중학생 아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3명 모두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 A씨 아내와 딸은 침대 위에, A씨는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방 안에는 혈흔과 흉기가 있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의정부=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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