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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ech & BIZ] '적과의 동침' MS·소니, 클라우드 게임 시장 장악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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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게임기(콘솔) 시장의 양대(兩大) 업체이자, 게임 업계 최대 라이벌로 꼽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가 게임 시장에서 전격적으로 손을 맞잡았다. 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와 소니의 요시다 겐이치로 CEO는 최근 만나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소니는 향후 개발하는 게임 중 일부를 MS의 클라우드인 애저(Azure)를 통해 서비스하기로 했다.

MS와 소니는 각각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PS)이라는 게임 기기를 통해 연간 380억달러에 이르는 콘솔 게임 시장을 양분해 왔다. 스마트폰의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차세대 스마트폰 개발에서 협력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조선비즈

서로 손을 맞잡은 요시다 겐이치로(왼쪽) 소니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 /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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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이 서로 협력하는 이유는 클라우드 게임의 등장과 함께 예상되는 업계 판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게임은 PC나 스마트폰, 콘솔 같은 별도 기기에 내려받아 이용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5G(5세대) 이동통신의 상용화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클라우드 서버에 게임을 저장해두고 무제한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용하는 클라우드 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이런 게임 서비스는 기존 게임 업체가 아닌 구글·애플·아마존 같은 기술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게임 개발자 대회)에서 스태디아(Stadia)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선보이며 올해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애플도 올해 안에 게임 100여 종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애플 아케이드'라는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한 상태다. 아마존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활용한 클라우드 게임 개발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주춤거리다가는 MS·소니가 본업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탓에 협력을 단행한 것이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의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MS와 소니는 이미 세계 게임 업계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기업인 데다, 확보하고 있는 게임 판권도 상당하다. 일반적으로 한번 인기를 끈 게임은 장기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시리즈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이미 막대한 콘텐츠를 가진 MS·소니가 몇 발 앞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가 손잡는다는 것은 새로 생겨날 클라우드 게임 시장 역시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두 회사가 향후 출시할 콘솔 게임기에 공동 개발한 클라우드 게임 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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