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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우리집 주치의 스마트폰… 1분 만에 중이염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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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대의 랜들 블라이 교수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스마트폰으로 중이염(中耳炎)을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과 종이만 있으면 귓속에 염증이 발생했는지 여부를 1분 만에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app·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특히 어린이는 성인보다 귀에 물이 차는 경우가 많아 중이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데 스마트폰으로 조기에 진단한다면 증세 악화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가정에서 각종 질환을 진단해줄 수 있는 '홈 닥터(home doctor·가정 주치의)'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센서가 획기적으로 발전하면서 병원 의료기기 뺨치는 수준의 검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더해지면서 심장질환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중증 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스마트폰, 종이로 귀 염증 진단

블라이 교수가 개발한 스마트폰 중이염 검사 방식은 이렇다. 우선 스마트폰 아랫부분에 종이 깔때기를 붙인다. 이 깔때기는 스마트폰 스피커에서 나오는 특정 주파수의 음파(音波)를 귀 안으로 전달해준다. 음파는 고막에서 반사돼 깔때기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되돌아간다. 스마트폰 앱이 이 소리를 분석한다. 고막 안쪽에 염증이 생겨 진물이 차면 액체가 없을 때와 반사파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귓속에 염증이 발생했는지를 진단하는 것이다.

블라이 교수는 "유리잔에 물이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의 진동 패턴이 다른 것처럼 고막도 진물이 있을 경우 반사되는 음파 형태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미 워싱턴대 랜들 블라이 교수가 딸의 귀에 종이 깔때기를 연결한 스마트폰을 대고 중이염을 진단하고 있다. /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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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지난해 말 시애틀 아동병원에서 18개월~17세 유아·청소년 98명을 대상으로 진단 성능을 확인했다. 앱은 평균 85%의 정확도로 중이염을 진단했다. 특히 9개월에서 18개월 사이의 유아에서는 90%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실험에 사용한 스마트폰은 갤럭시 S6, 아이폰 5S등 출시된 지 5년이 넘은 구형 모델이었다. 병 진단에 스마트폰의 성능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항상 가까이에 두고 생활한다. 이 점에서 스마트폰은 가정에 상주한 의사처럼 건강 상태와 질병을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있다. 라자락쉬미 난다쿠마 워싱턴대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진단용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로부터 10㎝ 이상 떨어진 곳에 스마트폰을 두고 잠들면 호흡 소리를 분석해 밤사이 얼마나 무호흡 상태로 잠을 잤는지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현재 수면무호흡증을 검사하려면 하루 동안 입원해야 하고. 비용도 수십만원 들어간다. 난타쿠마 교수의 기술이 상용화되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간편하게 증세를 발견할 수 있다. 연구진은 최근 수면장애가 있는 성인 37명을 대상으로 이 앱을 사용한 결과 99%의 정확도로 수면무호흡증을 찾아냈다.

심장병·파킨슨병 중증 질환도 진단

국내에서도 가정에서 스마트폰으로 심장 질환을 진단하는 앱이 개발되고 있다. 신인식 카이스트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지난해 7월 환자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심장 소리를 녹음해 심장질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마이크를 가슴에 대고 10초간 심장 소리를 녹음해 이를 앱으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심장질환자 46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결과, 녹음된 심장 소리에 대한 진단 정확도는 최고 9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심장질환 환자의 박동에 나타나는 특정 패턴을 알아내 앱에 적용했다.

난치 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도 스마트폰 앱으로 가정에서 진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미 애스턴대의 맥스 리틀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사람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파킨슨병 발생 여부를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운동 신경이 파괴되면서 손을 떠는 것처럼 몸동작이 부자연스러운 증상을 보인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의 동작 감지 센서로 30초 동안 사용자의 걸음걸이 형태를 분석하는 앱을 개발했다. 이전과 달리 발걸음이 불규칙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파킨슨 병이 의심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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