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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땅… 오늘의 판결] "후임 때리다 더 맞은 선임, 국가가 배상해줄 필요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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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오전 8시쯤 강원도 홍천의 한 부대는 구령에 맞춰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일병 서모씨는 옆에 있던 이병 김모씨가 소리를 작게 내자 제대로 하라는 뜻에서 손등으로 그의 옆구리와 팔꿈치를 두세 차례 때렸다. 그런데도 소리를 크게 내지 않자 서씨는 김씨의 옆구리와 팔꿈치를 또 때렸다.

화가 난 김씨가 반격했다. 팔꿈치와 주먹으로 서씨 얼굴을 때리고 발길질도 했다. 서씨는 전치 3주의 골절상을 입었다. 둘은 군사재판에 넘겨졌다. 서씨는 벌금 30만원, 김씨는 벌금 150만원을 부과받았다.

이후 서씨는 자신을 때린 김씨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군대 내 폭력행위 방지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였다. 1심 법원은 서씨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여 "김씨와 국가는 함께 1929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런데 2심인 서울중앙지법 제4민사부(재판장 이종광)는 최근 원심 판결을 깨고 김씨의 손해배상 책임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서씨가 입은 상해는 두 사람 간의 우발적 싸움에 의한 것"이라며 "군 지휘관들이 전혀 예견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국가에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순 없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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