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사진은 말한다] 섬 어린이의 꿈 1971년 10월 7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남 신안군 홍도에 도착해 섬 주변을 돌다가 가장 전망이 좋은 바위에 걸터앉았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너무나 상쾌하게 불어왔다.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을 쫙 펴고 공기를 힘껏 마셨다.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 공기 나쁜 곳에 좋은 집을 짓고 사는 사람보다 집은 불편해도 공기 좋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더 행복한 것 같았다.

이때 열 살 정도의 어린이가 지게를 지고 송아지를 끌고 나타난 것을 보았다. 이미지를 찾아 헤매는 방랑자에게 신이 주신 선물이었다. 얼른 셔터를 서너 번 눌렀다. 섬 어린이는 학교 수업만 마치면 송아지를 데리고 산 언덕을 올라온다고 했다.

어린이에게 장래의 꿈을 물어보니 '선장'이라고 했다. "수평선만 바라보고 사는 게 아니라 선장이 돼 세계 각지를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

[전민조 다큐멘터리 사진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