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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사이언스프리즘] 5G통신과 전자파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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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주파 활용하는 5G / 전보다 많은 기지국 필요 / ‘빅데이터’ 송수신에 필수 / 4차산업혁명 비용 감수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기초 자원이다.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센서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의 데이터 센터에 모으게 된다. 이때 무선 통신 단말기,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로봇 등과 같이 이동하는 사물이나 인간으로부터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빛이나 전자파를 사용해야 한다. 빛은 눈이 부시고, 직진성이 매우 높아 눈에 보이는 곳과의 통신만이 가능하다. 그래서 건물 안에서 구석진 곳에서 무작위의 단말기와 넓은 공간에서 이동하면서 데이터를 주고받으려면 전자파를 써야 한다. 결국 전자파가 4차 산업혁명 시기의 인간에게 꼭 필요한 자연의 선물이다.

이러한 전자파 환경에서 빅데이터 교환을 위해 더욱 데이터 전송 용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선통신 주파수를 더 높은 초고주파까지 높여야 한다. 그래서 5G 통신에서는 초고주파이면서도 파장의 크기가 짧은 밀리미터(㎜) 대역인, 밀리미터파인 28㎓까지 높은 주파수를 사용하게 됐다. 이런 결과로 고주파 전자파의 특성이 5G 무선 이동 통신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세계일보

김정호 카이스트 석좌교수 전기전자공학


전자파의 특징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공식이 ‘맥스웰 방정식’이다. 4개의 미분 방정식으로 표현되는 이 방정식은 1865년에 맥스웰이 제안했다. 원자 영역으로 가면 전자기학의 양자역학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양자 전기역학으로 표현하면서 더 이상 맥스웰 방정식을 쓰지 못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경험하는 전기 및 전자 공학 범위에는 가장 잘 맞고 검증된 공식이다. 5G 안테나 설계나 모뎀 설계에 필요한 이론은 모두 이 맥스웰 방정식이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맥스웰 방정식 수식에 의하면 전자가 있으면 전기장이 생기고,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이 생긴다. 그런데 5G 통신에서는 주파수가 오르면서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주파수가 오르면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고, 그 자기장이 시간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하면서 전기장이 생긴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교차하면서 발생한다. 이 두 가지가 주파수를 갖고 시간에 따라 빠르게 변화한다. 이렇게 전기장과 자기장이 교차하면서 만들어지면 공간적으로 퍼져 나아가게 된다. 이 현상을 전자파라고 한다. 이처럼 고주파 주파수를 가진 전류를 흘렸을 때, 전자파를 인위적으로 발생시키고, 효율적으로 공간으로 전파시키는 구조를 안테나라고 한다. 그런데 5G 경우처럼 고주파가 되면 전자파의 파장이 줄어들어 안테나 사이즈를 줄일 수 있다. 그래서 안테나를 2차원으로 배열할 수 있고, 전자파를 공간적으로 성형할 수 있다. 그러면 원하는 단말기에만 전자파를 쏘아 줄 수 있다. 공간적 선택 능력이 생긴다. 이럴 경우 단말기가 이동하면 전자파 빔도 같이 이동해 추적해 줘야 한다. 이래저래 주어진 전자파 환경과 주파수에서 통신 속도를 높이려 하는 시도에서 난이도가 증가하고 있다.

안테나로부터 발생하고 전파하는 전자파는 공간으로 퍼져나간다. 그런데 거리에 따라 에너지의 크기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한다. 공간으로 퍼져 나가도 총에너지가 같아야 하는 원리 때문이다. 이에 멀리 떨어지면 전자파 크기가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주어진 송수신 출력이 주어지면 송수신 최대 거리가 정해진다. 그 결과 한 개의 기지국이 담당하는 셀(Cell) 이 정해진다. 또 다른 고주파 전자파의 특징은 물체를 만나면 신호의 감쇄가 급격히 증가한다. 5G의 28㎓에서 특히 심하다. 그래서 송수신 셀의 크기를 더욱 줄일 수밖에 없다. 5G의 경우 약 100m이다. 100m마다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 기지국 수가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다.

5G 통신에서 이러한 이유 때문에 통화 품질 문제는 계속된다. 안테나의 설계 난이도도 증가한다. 일정한 공간만 5G가 통한다. 따라서 기지국, 단말기 비용이 급격히 증가한다. 이 모두 맥스웰 방정식이 표현하는 전자파의 특성 때문이다. 이동 중에 데이터를 주고받고자 하는 자유를 갖고자 한다면 이 현상은 바뀌지 않는다. 자유가 주는 비용이다. 이를 줄이려면 전자파 이론을 잘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김정호 카이스트 석좌교수 전기전자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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