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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레이더P] 초상화 들고 추도식 참석…부시와 노무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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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입국,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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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22일 방한했다. 과거 한미의 두 정상은 어떤 관계였을까.


2003~2008년 겹치는 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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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20061118)[사진=대통령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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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출신인 부시 전 대통령은 2001~2009년까지 8년간 백악관을 지켰다. 노 전 대통령이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대통령 임기를 수행했으니 참여정부 동안에는 부시 전 대통령이 상대였다. 2003년 5월 노 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 9월 호주 시드니에서의 정상회담까지 임기 동안 모두 8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이 함께한 한미정상회담은 갈등과 봉합의 연속이었다. 특히 참여정부 당시 북한이 6자회담 거부를 선언하고, 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북 문제가 꼬인 상황이었다. 여기에 전시작전통제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까지 겹치면서 한미동맹이 위기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북 문제 놓고 긴장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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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20050610)[사진=대통령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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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1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9·19 공동성명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타협이 이뤄졌지만, 이른바 'BDA(Banco Delta Asia)' 사태가 터지면서 미국이 북한의 위조화폐를 문제 삼았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은 BDA 문제 해소를 집중 제기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2007년 9월 호주에서 열린 두 정상 간 마지막 정상회담에서도 긴장이 흘렀다.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노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한국전쟁 종전과 평화협정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핵 개발을 포기해야만 평화협정에 서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노 전 대통령이 "조금 전에 말씀하실 때 한반도 평화체제 내지 종전선언에 관해서는 말씀을 빠뜨리신 것 같다"고 했는데, 부시 전 대통령이 "더 이상 분명하게 얘기할 게 없다"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참모였던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은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의 이 발언에 "모두가 당혹스러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FTA·이라크 파병으로 갈등 봉합

마냥 긴장 속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노 전 대통령은 지지층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FTA를 추진했다. 여기에 2003년 두 차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하면서 실용주의적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미국 측과의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토머스 허버드 전 대사는 2013년 열린 '한미 대사와의 대화' 행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우리와 함께 동의를 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개시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한미 관계의 토대가 됐고, 한미 관계가 굳건해지는 바탕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노 전 대통령의 이라크 파병 결정에 대해 노 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나도 의회에서 하기 힘든 일(파병 결정)을 당신이 더 잘해내셨다"고 말했다.


"친한 친구" "결실의 시기"

두 정상은 서로에게 긍정적 평가를 전하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7년 정상회담 때 언론을 향해 "우리 둘은 친한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퇴임 후 쓴 자서전 '결정의 순간'에서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몇 가지 주요 현안과 관련해 그가 보여준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며 "2009년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하고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적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해 "내 재임 기간 한미 관계에 가장 많은 시끄러운 이야기가 있었다"면서도 "갈등이 표출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용에서는 가장 많은 변화와 결실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23일 오후 열리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사를 한 뒤 자신이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유족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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