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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가 4G보다 되레 더 싸요”… 이통사의 과도한 5G 몰아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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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 13일 서울 종로5가의 한 이통사 대리점.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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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에 사는 주부 박모(55)씨는 최근 휴대폰을 사려고 동네 대리점에 들렀다가 최신형 5G(세대) 스마트폰을 덜컥 구입하게 됐다. 전화나 문자, 간단한 인터넷 검색 기능만 사용하기 때문에 저렴한 실속형 제품을 사려 했는데, 판매 직원이 “지금은 5G폰이 제일 싸다”며 최신형 스마트폰 구매를 적극 권유했기 때문이다.

실제 5G 스마트폰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지급하는 공시지원금과 대리점 추가 할인(지원금의 15%) 제도를 활용하면 150만원에 달하는 5G 스마트폰도 50만원 안팎에 구매할 수 있었다.

박 씨는 “원래 사려고 했던 4G폰 보다 20만~30만원 더 싸다고 하는 말에 혹해 5G폰을 구입했다”며 “다만 사놓고 보니 매달 부담해야 하는 요금이 생각보다 비싸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공시지원금을 5G폰에만 과도하게 몰아주고 있어 오히려 4G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통신사들은 5G 활성화를 위해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지만, 4G와 5G 모델 간 지원금 차이가 최대 58만원에 달해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을 무력화시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 3사는 갤럭시S10 5G(512GB) 모델에 (최고 요금제 기준) 63만원에서 78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4G 모델인 갤럭시 S10 LTE(512GB) 모델의 공시지원금은 최고가 요금제 기준으로 17만 9,000원에서 22만원에 불과하다.

공시지원금 차이가 가장 큰 곳은 LG유플러스였다. 갤럭시 S10 5G 모델에는 76만 5,000원의 지원금을 주면서 LTE 모델에는 5G의 4분의 1인 17만 9,000원을 지급했다.

KT도 갤럭시 5G 모델에는 LTE모델의 3.5배에 달하는 78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갤럭시 5G 모델에 63만원의 공시지원금을 지급하는 SK텔레콤도 LTE모델에는 3분의 1 수준인 21만원만 지급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대리점에선 5G폰이 4G폰보다 더 싸다. 145만 7,500원인 삼성의 갤럭시 S10 5G 모델은 공시지원금과 대리점 추가 할인을 통해 실구매가가 50만원대로 떨어진다. 출고가 119만 9,000원의 LG V50은 3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반면 출고가 129만 8,000원인 삼성 갤럭시 LTE 모델은 할인을 다 받아도 80만~9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일부 대리점에서 5G 모델에 불법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5G 모델과 4G 모델의 실제 구매가격 차이는 90만원까지 벌어진다. 4G폰을 사러 갔다가 5G폰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공시지원금 확대를 통한 5G 서비스 활성화는 단통법 취지와는 기본적으로 부합한다”며 “다만 지원금이 과다 지급되면 차별적 지원금 지급 등 불법이 자행될 수 있어 판매장려금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해 줄 것을 통신사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