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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Startup’s Story #449] 중국서 공유주택 열기 일으킨 창업가, 한국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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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텀

유플러스 리우양 CEO/사진=플래텀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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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스타트업 창업자와 주링허우와 바링허우 등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연령 제한 쉐어하우스가 있다. 본지에서 여러번 소개를 한 적이 있는 ‘유플러스(You+)’ 이야기다.

유플러스는 코리빙 하우스이기도 하지만, 기숙형 창업시설이기도 하다. 코리빙, 코워킹, 코네트워킹을 제공하는 한편 주거, 사무, 레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도 혼합되어 있다. 1, 2선 도시에 창취업을 위해 이주한 청년층이 주요 고객이다.

유플러스는 중국서 창업 인프라가 조성된 주요 도시 9곳에서 22여 개 지점이 운영 중이다. 광저우 1호점은 물론 광둥성 선전, 항저우, 상하이, 청두, 푸저우, 쑤저우, 베이징 등 도시에 적게는 한 개 많게는 두세개 지점이 성업 중이며 30호 점 개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유플러스가 세간에 널리 알려진건 레이쥔 샤오미 대표가 설립한 슌웨이펀드가 180억 규모 투자(1억 위안)를 한 것에서 기인한다. 리우양 유플러스 대표의 5분 발표를 들은 뒤 레이쥔이 바로 투자 결정을 했다는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샤오미가 직접적인 투자를 하지 않았음에도 ‘샤오미 아파트’라는 별칭이 붙은 배경이다.

유플러스는 중국에 머물지 않고 올해 한국 진출도 앞두고 있다. 대상은 한중 스타트업 창업자다. ‘청년들이 소통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고 말하는 리우양 대표를 광둥성 선전에서 만났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공간을 창업 아이템으로 한 이유는 뭔가요.

고향과 가족을 떠나 외지에서 일하면 공간과 소통에 대한 아쉬움이 커요. 저도 그랬어요. 제 고향은 동북쪽이지만 일은 상하이, 베이징 등 대도시에서 했기에 20년간 외지 생활을 했죠. 그런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집 같이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었어요. 그게 첫 번째 이유에요.

두 번째로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공간만 제공한다면 단순히 부동산이죠. 입주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도 한정적이고요. 하지만 공동체 문화가 공간에 부여되면 의미가 달라진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많이 고민하고 적용했어요. 기본적으로 입주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인테리어로 각각의 지점을 꾸민 것도 그런 이유죠.

우린 유플러스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짜유오(家友, 같은 집에 사는 친구)’라고 불러요. 단순히 명칭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배려와 사랑을 담으려고 노력해요. 예를 들어, 짜유오가 아프면 관리자를 비롯해 다른 짜유오가 기꺼이 간병에 동참합니다. 이런 관계는 평소에 같이 밥 먹고, 이야기하고, 놀면서 쌓이는 소소한 정이 바탕입니다. 우린 그걸 조성하는 역할을 하죠. 때문에 짜유오는 특별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한 유플러스에선 오랫동안 살고, 우리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하기에 임대료에 대한 포용도도 높아요.

2014년 레이쥔 대표가 설립한 슌웨이펀드로부터 1억위안(약 180억원)의 투자를 받았어요. VC의 투자를 받았다는 건 단순히 자금만 들어온다는 의미는 아닌데요.

유플러스는 샤오미 생태계 기업의 쇼룸이라고 말할 수가 있어요. 현재 유플러스에서 사용하는 가전 제품 모두가 샤오미 계열사 제품이에요. 일례로,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 도어락은 샤오미가 투자했던 회사의 제품이에요. 일반 소비자는 현관문 자물쇠를 다른 제품, 다른 콘셉트로 쉽게 바꾸지 않아요. 하지만 유플러스는 지점 당 133개에서 200여 개의 방 모두가 그 회사 제품이에요. 그외에도 많은 제품이 들어가 있죠. 우리에게도 엣지있는 선택이에요. 스마트 도어락을 쓰면 짜유오들이 열쇠를 잊어버려 생기는 문제가 없죠. 관리자 입장에서도 편하고요. 아울러 짜유오들이 샤오미 제품을 습관적으로 쓰게 되면 나중에 퇴거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샤오미 제품을 선택할거라 봐요.

다른 복합생활공간과 비교해 유플러스만의 차별점은 어디에 있을까요.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에 의하면, ‘안전’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의 기본은 주거공간이에요. 우리 서비스의 착안점이죠. 그리고 ‘안전’ 욕구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이 ‘사회적인 욕구’이에요. 우리는 안전하고 따뜻한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교 활동의 장을 마련해 친구를 만나고, 취업기회를 찾고, 심지어 결혼 상대까지 찾을 수 있게 하는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표에요. 유플러스 각 지점은 층마다 공동체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짜유오 리더 한 명을 선정해요. 리더십을 통해 공동체 내에서 존중 및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에요.

우리는 거주자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지향해요. 그래서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한 곳에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등 공간에선 친구 사귀는 것이 쉽지 않지만, 유플러스는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매칭하기에 호감가는 동료를 찾는게 조금 더 수월해요. 아울러 유플러스에서의 생활이 입소문을 타면서 비슷한 니즈가 있는 사람들도 이곳으로 모이고 있죠. 선순환인 셈입니다. 이것이 심화되면 유플러스는 공동체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의 소셜 네트워크가 될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8년 가까이 쌓인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人), 제품(货), 채널(场)을 재구성하는 모델도 확립했어요.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다른 곳이 쉽게 따라하기 힘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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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둥성 선전 유플러스 라운지 층/ 사진=플래텀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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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화제를 모으며 시작했지만, 창업 과정이 늘 수월하지만은 않았을텐데요.

많죠. 당장 자금력이 풍부한 부동산 기업들이 대거 임대 시장에 진입해오는 것이 난관이죠. 하지만 이 사업에서 제일 어려운 점은 이윤이 많지 남지 않는다는 거에요. 투자 수익 주기가 5~8년 정도인데 수익률이 높지 않아요. 하지만 초기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죠. 사실 투자 수익률만 봤을 때 중국에서 ‘코리빙 하우스’ 사업은 좋은 창업 아이템은 아니에요. 투자자라면 빠른 시간안에 최대한 많은 수익을 회수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우리 팀 멤버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파트를 관리하는 멤버들은 고정적인 출퇴근 시간이 없어요. 응급실 의사처럼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현장에 나와 처리해야 해요. 개인생활도 포기해야 할 때가 많으니 쉬운 일이 아니죠. 아무리 월급을 많이 준다해도 이 일에 가치를 발견하지 못 하면 쉽지 않은 일이죠. 열정적으로 일하는 멤버들과 함께해서 늘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대책도 세웠을 텐데요.

처음에는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건물주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했어요. 일반적으로 건물주는 미래 기대수익보다는 현재 시점에선 최대한 많은 임대료를 받고 싶어해요. 하지만 리모델링에 자금을 집중한 우리 입장에서는 임대료 적을수록 좋죠. 그래서 다소간의 이견 차이가 있었어요. 지금은 양쪽 입장을 조율하기 위해 경자산 운영 방식으로 가고 있어요. 우리가 고정 비율의 수익으로 관리운영을 하고, 그외는 모두 건물주에게 이양하는 방식이죠. 건물주가 건물로 유플러스에 투자하는 셈이죠. 그들도 유플러스의 브랜드가 부동산 가치를 높여준다고 판단하기에 대부분 긍정적이에요. 장기적인 투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죠. 그래서 협업 제안이 많이 들어옵니다.

최근 중국정부가 웨강아오대만구 전략을 강조하고 있어요. 유플러스는 선전에 두 개의 지점이 있기도 한데요. 유플러스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요.

좋은 기회가 될겁니다. 정부에서 유플러스의 비전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요. 사업 초기인 2016년 4월 리커창 총리가 유플러스를 방문했고, 2018년 11월에는 시진핑 주석이 첸하이 지점에 와서 격려를 해줬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도 취임 후 첸하이 지점에 와서 홍콩 출신 창업자들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고요. 덕분에 지명도도 높아졌어요. 웨강아오대만구 전략이 구체화될 수록 더 많은 기회가 생길거라 봅니다.

한국시장 진출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르면 올해 한국에서 유플러스 지점이 론칭될겁니다. 한국 사업 파트너와 손을 잡고 서울에 있는 적합한 건물을 알아보고 있어요. 창업을 테마로 만들려고 해요. 창업자들이 함께 살면서 더 자주 교류하고 서로 신뢰감을 쌓는 공간으로 조성하려고 해요. 그들이 의기투합해 좋은 사업 파트너까지 되면 좋겠다 생각해요. 중국 진출을 고려하는 창업자라면 우리가 창업 네트워크와 관련 리소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한중 창업자 사이의 가교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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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플러스 투자유치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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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보현(selene@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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