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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추락 사고 유족, 보잉에 3000억원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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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잃은 佛여성 "보잉, 지난해 10월 라이언에어 사고 후에도 문제점 방치" / 보잉사, 소송에 관한 코멘트 거절 / 유족 측 변호사 "청구액은 보잉의 하루치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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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1일 에티오피아 비쇼프투 인근 에티오피아항공 보잉 737 맥스 여객기 추락현장에서 구조요원들이 잔해를 뒤지며 수색에 나서는 모습. AP=연합뉴스


한 프랑스 여성이 보잉사를 상대로 2억7600만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전했다. 이 여성의 남편은 지난 3월 발생한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8 여객기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은 157명 중 한명이다.

보잉 본사가 있는 미국 시카고 법원에 소송을 낸 나데지 뒤부아식스는 21일(현지시간)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는 예방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미 다섯 달 전에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사고가 났었다”며 “그들(보잉)은 어떻게 그런 경고에 귀를 막고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8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지난해 10월 라이언에어 추락사고 이후에도 737 맥스8의 문제점을 방치해 비슷한 사고가 다시 일어났다는 주장이다.

보잉 측은 지난 18일 737 맥스 조종사 훈련에 쓰이는 비행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의 결함을 수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결함이 발견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발표는 737 맥스8 설계 승인 과정 등에 대한 미 연방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 여객기에 장착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은 받음각(angle of attack)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자동으로 기수를 낮추는데, 현재까지 받음각 센서 오류에 따른 MCAS 오작동이 두 차례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뒤부아식스는 “남편의 생명은 다 알고도, 심지어 기꺼이 빼앗겼다”며 “보잉은 냉소적으로 행동했다. 내 남편은 시스템과 사업전략의 부수적 피해였다”고 말했다. 스웨덴·케냐 이중국적자인 그의 남편은 당시 사고로 7∼10세의 자녀 셋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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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사 대변인은 소송에 관한 코멘트를 거절했다. 다만 그는 “회사가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사고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족 측 변호사는 “보잉은 맥스 항공기의 받음각, MCAS 문제를 알고 있었고 심지어 최근에는 훈련용 소프트웨어의 문제점도 확인했다고 밝혔다”며 보잉 측이 승객들 안전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억7600만달러라는 청구액이 어떻게 산출됐는지도 설명했다. 변호사는 “2018년 보잉은 1010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이를 365로 나누면 2억7600만달러라는 숫자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상액이) 보잉의 하루치 수입이면 앞으로 보잉의 (안전을 방치하는) 행동을 저지하기에 충분한가. 아니면 일주일치 임금인가, 한 달치인가, 그것도 아니면 1년치인가”라며 “그것은 배심원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보잉이 두 차례 사고와 그에 따른 운항중단 조치로 유족 및 각국 항공사들과의 소송에 휘말린 가운데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유족 배상금이 1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보잉 측이 기체 결함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그 액수는 더 커질 전망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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