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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성장률 2.6%→2.4% 하향조정, KDI가 본 올해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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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철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KDI 2019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2.6%에서 2.4%로 낮췄다.

KDI는 22일 발표한 ‘2019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수출과 내수가 모두 위축되면서 올해 전반적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봤다. 성장률은 2020년 2.5%로 완만하게 오르지만 장기적 관점으로는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 기조로 점점 더 가까워지는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한국 경제가 부진한 이유인 미·중 무역갈등과 반도체 경기 둔화의 효과가 지나가더라도 경제가 쉽사리 회복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KDI는 단기적으로는 정부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확장적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봤다. 2분기 지표가 나빠질 경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기적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정부의 정책목표나 성과지표로 삼는 것을 경계했다. 중장기적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에 대처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KDI의 ‘2019 상반기 경제전망’의 주요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성장률 2.6%→2.4% 조정, 왜? “수출·투자 대폭 감소”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1월 전망치(2.6%)보다 0.2%포인트 낮췄다. 상반기는 2.1%, 하반기는 2.6% 성장한다.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경기가 하향세로 들어서고 전반적인 제조업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 수출 전망도 악화되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건설도 위축되면서 건설투자도 4.3%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민간소비는 2.2% 성장한다. 정부의 재정사업이 수요부진을 완충했지만 국내총소득 증가율이 하락하면서 증가세는 점점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수출은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교역둔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금액 기준으로 상반기에만 8.4%(2819억달러)가 감소한다. 하반기에는 3.7%(3060억달러) 감소해, 연간으로는 지난해 대비 6%(5879억달러)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투자 위축을 중심으로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으로 경기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내수가 큰 폭으로 위축돼 수입이 줄면서 수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기여도는 되려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저물가도 계속된다. 2019년 하반기에는 0%대를 기록하고 2020년에서야 1%대 초반으로 올라간다.

다만 고용은 작년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실업률(3.9%)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8%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경기는 위축되지만 정부 일자리 정책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정확히 뭐가 문제인가? “성장세 자체 둔화”

“위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라는 김현욱 KDI 거시전망실장의 말로 요약할 수 있다. 경제전망의 내용과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 실장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생산·소비·투자 등) 경제의 다양한 활동들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올해만 잠깐 부진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더 문제다. 성장률은 2017년 3.1%, 2018년 2.7%를 보였고 올해는 2.6%에서 2.4%로 내려가는 양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대 초반 한국 경제는 저성장 국면이 오래 유지됐다. 생산성 자체가 둔화한 것이 원인이었으나 이를 교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5년 이후 정부의 주택경기 부양과 전 세계적 반도체 경기 호황을 바탕으로 성장률이 뛰어올랐다. 지금은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초반의 시절로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다만 반도체 호황으로 커온 성장세에 비해 빠르게 내려가는 상황은 아니다.

반대로 다시 호황기가 오더라도 2017년처럼 3%대로 성장하기 기대하기는 어렵다. 2020년에는 성장률이 2.5%로 올해보다는 올라간다. 그러나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효과 등 구조적 문제들의 영향으로 성장동력은 점점 떨어져가고 저성장이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제도 미국 경제에 의존해 최근 2~3년간의 개선 추세가 끝나고 성장세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바람직한 경제정책 대응은? “성장률 집착 벗어나야”

장·단기 대응책이 나뉜다. KDI는 국회 제출돼 있는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괴되는 것을 전제로 올해 2.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내수와 수출 부진 효과를 상쇄하도록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기준금리 인하도 제언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보다 낮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된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KDI에 따르면 고령화로 인해 성장 지속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이 부분을 극복하는데 정책의 개발과 실행이 이뤄져야 한다.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정책의 목표나 정책의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로 인식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단기화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박은하·박광연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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