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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北 대사 이례적 유엔 기자회견…도대체 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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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미국이 압류힌 북한 화물선, 미국령 사모아에 도착 (워싱턴 AP=연합뉴스)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에 압류된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 호가 11일(현지시간) 미국령 사모아 수도 파고파고 항구에 도착했다. ymarsh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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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북한이 이례적으로 유엔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어 미 정부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 압류에 항의하면서 반환을 촉구했다.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 완화를 위한 여론 환기라는 분석이다.


김성 북한 주유엔대표부 대사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압류는 북한에 대한 극단적인 적대 정책의 결과로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일방적으로 제재를 부과했으며, 국제법상은 물론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유엔헌장 및 관련 국제법을 보더라도 일방적 제재 및 제3국 주권 적용은 국가 주권에 대한 존중ㆍ불간섭원칙ㆍ평등성 등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6ㆍ12 북미 공동성명 정신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김 대사는 "미국의 압류 행위는 '최대의 압박'을 통해 우리를 굴복시키려는 계산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새로운 (북미) 양자관계 구축을 약속한 6ㆍ12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의 희망과 정신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지난 1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의 화물선 압류를 비난하는 서한을 발송했다면서 "유엔 사무총장이 서한을 유엔총회 문서로 회람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린 이(서한)를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제재와 제재 이행, 제재 해석 문제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정하고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북핵 협상에서의 북한의 요구 사항, 오토 웜비어 사건에 대한 입장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이번 회견은 미국의 화물선 압류에 한정돼 개최했다"면서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도 "모든 것은 미국에 달려있으며, 우리는 미국의 반응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국제 제재 차원의 문제"라고 일축하면서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정한 대로 국제 제재는 유지되고 있으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의해 이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면서 "미국은 이(비핵화) 목표와 관련한 추가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 외교 협상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북한과 시에라리온 국적으로 이중 등록된 선박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올해 초 공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이 배는 지난해 4월1일 북한산 석탄 2만5000t을 싣고 항해 도중 인도네시아 당국에 의해 억류됐다. 미국은 이 선박을 넘겨받아 지난 9일 몰수를 위한 압류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11일 미국령 사모아 파고파고 항구에 예인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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