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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 탓 월급 1/4 줄었어요”…근로자ㆍ고용주 울리는 ‘예비군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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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현장선 안 지키는 예비군法…알바생은 ’억울‘

-자영업 사장님은 “나라가 데려가 쓰고 왜 우리에게 부담주냐”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비 시급으로 따지니…단돈 ‘1142원‘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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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김민지 인턴기자] # “국방의 의무 이행이 결국 개인에겐 큰 손해더라구요” 서울 성북구에서 주 5일 4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김모(26) 씨는 예비군 때문에 이번 달 생계에 문제가 생겼다. 동원미참가자훈련을 4일 다녀오니 4일치의 임금 13만 6000원에 주휴수당 3만 4000원을 더한 17만원이 월급에서 삭감된 것이다. 김씨는 “월급 80만 원 가량에서 4분의 1일 정도가 날아갔다”고 말했다.

국방의 의무를 이행키 위한 예비군 훈련이 아르바이트생의 월급을 위협하고 있다. 많은 사업장들이 예비군 훈련 기간을 개인사정으로 인한 휴무로 처리해 일급과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비군 훈련에 동원되면 주휴수당은 물론이고 일급도 못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고용주의 명백한 불법 행위다. 현행 예비군법에 따르면 고용주는 피고용인의 예비군 동원이나 훈련 기간을 휴무로 처리하거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긴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예비군법을 지키지 못하는 자영업자들도 할 말은 있다. 국가가 데려다 쓰는데 부담은 왜 영세업자에 지우냐는 불만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아르바이트생 예비군 훈련까지 근무로 쳐주면 우리는 이중으로 지출이 나가는 셈”이라며 “경기가 안 좋아 손님도 없고 최저시급 오른 것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어떻게 그것까지 지키느냐”고 말했다. 신촌 A 식당에서 매니저를 하는 김모(25) 씨는 “주는 것이 맞긴 하지만 직원들이 훈련을 가버리면 우리는 손해를 보는 입장”이라며 “나라에서 조금이라도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두고 근로자와 사용자가 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정운 알바노조 비대위원장은 “국가의 의무인 예비군 훈련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자영업자에게 전가시키면 결국 이는 근로자의 임금 위협으로 돌아온다”며 “국가가 노동자의 시간을 사용하는 것인 만큼 그 비용에 대해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자진 신고제를 통해 예비군 훈련을 다녀온 근로자를 둔 영세업자를 대상으로 국가가 지원금을 주는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아르바이트생과 같은 단기근로자의 고용 불안정을 해결하는 것이 예비군 수당 문제의 근본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서울노동권익센터 최진혁 노무사는 “법적으로는 이 같은 불이익을 당하면 진정을 넣을 수 있지만 근로조건이 불안정하기에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법률상의 사각지대라기 보단 현실상의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예비군법을 개정하기보다는 비정규직 노조가 활성화된다거나 지역단위에서 최소한의 룰이 정해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비군 훈련 대상자들 사이에선 훈련수당이 최저임금의 절반만 돼도 좋겠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정모(26)씨는 “훈련기간 중 임금을 주지 못하는 고용주 입장도 이해가 된다. 그들이 현실적으로 받기 힘든 것도 안다”며 “알바생들의 생활에 지장이 없기 위해선 국가에서 훈련 수당으로 최소 최저임금의 반은 줘야 한다”고 했다.

예비군 훈련 수당은 최저임금에 비해 현저히 낮다. 역대 동원훈련 보상비는 2013년 5000원, 2014·2015년 6000원, 2016년 7000원, 2017년 1만원이었다. 올해 3월부터 예비군 동원 훈련 보상비는 3만 2000원(2박3일 기준)으로 2018년(1만 6000원)에 비해 2배 인상됐지만 28시간 이수 인정이 되는 동원훈련의 최저임금을 계산해보면 1시간에 1142원 꼴이다.

kacew@herad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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