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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새로운 대장정 시작하자” 시진핑의 무역전쟁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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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 News1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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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하자"며 무역전쟁 출사표를 던졌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언론이 22일 보도했다.

대장정은 공산당군인 홍군이 국민당군의 추격을 피해 서쪽으로 한 행군으로, 이를 통해 전세를 뒤집어 결국 공산당이 국민당을 꺾고 중국 대륙을 해방시킨 사건이다. 대장정은 시련의 시기에도 단결하는 중국 공산당을 상징하는 고도의 ‘메타포’다.

시 주석은 20일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된 이후 처음으로 현장시찰에 나섰다. 그가 첫 시찰지로 선택한 곳은 장시성이다. 장시성은 홍군이 대장정을 시작한 출발점이다.

시 주석은 장시성 방문에서 주민들에게 “이곳이 홍군이 대장정을 출발한 시작점이다. 이제 새로운 대장정을 시작하자.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무역전쟁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이같은 발언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시련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시진핑 희토류 공장 방문 : 특히 시 주석은 이날 장시성 간저우시에 있는 희토류 공장인 ‘진리(金力)영구자석과기유한공사’를 방문했다. 이는 희토류를 무역전쟁의 무기로 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10여 년 전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釣魚臺)를 두고 영토분쟁을 벌였을 때, 대일 희토류 수출 금지를 함으로써 일본을 굴복하게 한 적이 있다.

◇ 대장정 기념탑 참배 헌화 : 시 주석은 이어 대장정 기념비가 있는 위두현을 방문, 대장정 기념탑을 참배하고 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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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두현에 있는 대장정 기념탑 - 바이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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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이뿐 아니라 대장정에 참여한 홍군의 후손 집을 방문해 대장정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신화통신은 21일 논평을 통해 “매 세대마다 각자의 대장정이 있다”며 무역전쟁을 대장정에 비유했다.

시 주석이 대장정과 관련한 발언은 한 것은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미중간 무역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협상이 의미가 있으려면 반드시 성의를 보여야 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현재 미중은 향후 협상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美, 中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화웨이 집중공격 : 미국은 중국이 협상테이블에 나오지 않자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화웨이 사용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미 행정부는 미국 업체들에게 화웨이에 반도체 등 부품을 공급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일제히 대중 수출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구글도 안드로이드폰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화웨이에게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 중국, 희토류 아이폰 카드 만지작 : 미국이 대중 공격에 박차를 가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금지와 아이폰 보이콧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공산당의 입인 환구시보는 “미국인들보다 중국인들의 인내력이 더 강하기 때문에 무역전쟁을 조기에 종료할 필요가 없다”며 결사항전을 부추기고 있다.

◆ 대장정은? : 대장정은 1934년~1935년 발생한 사건으로, 장시성에서 산시성까지 중국 공산당의 행군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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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개념도 빨간선이 홍군이 이동한 경로 - 위키피디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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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중국 공산당이 국민당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는 행군이었다. 그러나 공산당은 도망가는 와중에도 농촌 곳곳에서 토지를 무상몰수 무상분배해 인민들의 신임을 얻었다.

대장정이 끝날 무렵, 농민들의 열렬한 지지로 전세는 역전돼 있었다. 결국 공산당은 국민당을 굴복시키고 중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1934년 장시성 위두현을 떠난 홍군은 368일 동안 12개 성, 18개 산맥(다섯 개는 만년설 산), 24개의 강을 건너 산시성 옌안에 골인했다. 행군 거리는 총 6000마일, 8400㎞였다. 8400㎞면 아메리카 대륙을 두 번 횡단한 거리다.

중국 혁명을 서방에 처음으로 소개한 미국의 언론인 에드가 스노가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공격한 것은 산보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대장정은 인류역사에 유례가 없는 행군이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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