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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리디노미네이션 논란 경제불안만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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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일각에서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필요성이 산발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한은으로서는 이러한 추진 계획이 없다고 이주열 한은총재가 강조하고 나섰다. “한은은 리디노미네이션을 검토한 적도 없고, 추진할 계획도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는 것이 이 총재가 그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청와대가 지난 14일 “이번 정권에서는 화폐단위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은 데 이어 중앙은행 수장으로서 거듭 입장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와 중앙은행이 이처럼 연이어 진화에 나선 것은 리디노미네이션 추진설 자체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리디노미네이션이 추진될 경우 결과적으로 부동산값이 폭등할 것이라거나 이에 대비해 금이나 달러화, 비트코인을 사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가 시중에 퍼져가는 상황이다.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또는 남북 통화·화폐 단일화 기초작업을 위해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문도 없지 않다. 근거가 없는 음모론이다.

지금 상황에서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화폐가 우리 경제의 위상을 반영하지 못하는 괴리현상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달러당 환율이 네자릿수인 경우는 한국밖에 없다. 하지만 그동안 논의된 대로 1000원이 1원으로 바뀔 경우 곧바로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게 치명적인 문제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손해를 보는 집단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국이 리디노미네이션 추진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이와 관련한 시중의 소문들이 금방 수그러들 것인지는 의문이다. 갈수록 침체되는 경제 불안과 정부 불신이 그 밑바닥에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더구나 국회에서 리디노미네이션 필요성을 내세우는 토론회가 열린 것이 바로 최근 일이다. 박승 전 한은총재가 이 주장에 앞장서고 있는 데다 이 총재 자신도 지난 3월 국회 답변에서 리디노미네이션 공론화 필요성에 동의한 바 있다. 시중에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배경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더이상 오해를 키워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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